"저는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너무나 많습니다. 못다한 아빠의 사랑을 기다리는 어린 두 자식과 호강 한 번 못 시켜준 사랑하는 아내. 나 하나만 믿고 살아오신 어머니…"
경북대병원 305동 522호에서 병마(급성골수성 백혈병)와 싸우고 있는 울릉군청 환경미화계장 이원호(42)씨. 불과 8개월전만해도 평범한 직장인으로 단란한 가정을 이끌어 왔었던 그가 이제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절망감에 절규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과 6학년 짜리 딸과 아들은 이씨가 쓰러지자 곧 가족과 떨어져 부산 외가집에서 낯설고 쓸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살던 집까지 저당잡혀 치료비를 감당하며 희망을 부여잡고 버텨온 아내 김윤자(39)씨는 "결코 체념할순 없다"며 지쳐 나약해지는 마음을 다잡는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악몽의 지난해 8월. 준공을 앞둔 울릉군 분뇨종말처리장 공사현장을 점검하러 나섰던 이씨는 현기증을 일으키며 갑자기 쓰러졌다. 더위 탓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은 마음으로 가까운 보건의료원을 찾았다.
그러나 예사롭지 않다는 의사의 말에 겁이났다. 가족 몰래 경북대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았을 땐 '급성골수성 백혈병'이라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해야 했다.
8개월의 입원생활은 가계를 파산으로 몰아갔고 지푸라기 같은 희망마저 놓아야 할 순간 새로운 빛이 비쳤다. 검사결과 여동생의 골수이식이 가능하다는 판정이 나온 것.
하지만 문제는 수천만원의 병원비. 오랜 투병생활로 직장에서 까지 쫓겨나야 할 상황에 처한 이씨와 그 가족으로 선 도저히 마련하기 어려운 큰 돈이다. 직장동료와 주변의 도움도 역부족.
"일주일에 한 번 찾아오는 아이들의 천진한 눈망울을 쳐다보면 도저히 마지막 희망을 버릴수 없습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이씨는 오늘도 묵주를 움겨잡고 내일을 기약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울릉·許榮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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