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는 것이 도깨비 방망이 휘두르듯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준비과정에서 설계, 집터 닦기와 주춧돌 쌓기, 마름질에 상량, 전기배선, 지붕잇기, 반자달기, 수도·난방 작업, 도배….
자칭 '중늙은이 신부'가 손수 집을 짓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봉화 풍락산 기슭에 '우리 집'을 짓고 살고 있는 정호경(59)신부. "집장사들이 장삿속으로 지은 집이 가득한 이 땅에 집다운 집을 살리기 위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집짓기를 계획한 때부터 집짓기를 완성하기까지 6년여동안의 집짓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 공정의 상세한 설명과 직접 그린 설계도면과 집짓는데 필요한 공구, 완성된 집과 가구 사진도 실려 있다.
또 지은이의 집에 대한 독특한 삶의 철학도 구석구석에 배여있다. "이 땅에 집다운 우리집이 있는가. 개성도 없고, 겨레의 뿌리도 없는 숨통 조이는 집들만이 널려있다. 우리가 사는 집이 살리는 '살림집'인가, 죽이는 '죽임집'인가"
정신부는 봉화에서 태어나 68년 신부가 된 이후 가톨릭농민회 전국 지도신부, 한국공해문제연구소 이사장을 거쳤다. (정호경 지음, 현암사 펴냄, 255쪽, 7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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