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8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상인들을 격려하고 민주산악회 회원 등 과거 '동지'들과 오찬을 함께 하는것으로 퇴임 이후 첫 지방나들이를 마쳤다.
전날 부산에 도착, 하룻밤을 머문 김 전 대통령이 자갈치시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상인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고, 앞을 다투어 악수를 요청하기도 했으며 시장 곳곳에는 환영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이어 자갈치시장 2층식당에서 부산출신 국회의원 및 한나라당 당원, 시장상인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며 생태국과 광어회로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김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인사편중,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야당의원 빼내기, 한일어업협정문제 등을 언급하며 또다시 현정권을 맹렬히 비난했다.특히 그는 "빅딜이라는 이름으로 삼성, LG 등 부산.경남지역 재벌들을 하나하나 걷어가고 있다", "중요한 직책에 있는 경상도 사람들이 다 쫓겨나고 호남사람들이 다 차지했다"며 지역감정을 노골적으로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퇴임 후 사실상 첫번째인 대중연설을 마친 후 시장을 나서며 "옛날에 왔던때와 느낌은 같다"면서 "그러나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어시장인데 많이 피폐됐다"며 한일어업협정을 겨냥했다.
이어진 '동지'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목청을 더 높였다.
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해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보복하기위한 대통령이다", "못된 짓만 하고 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다" "독재자" 등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직사포를 날렸다.
또 "지금이라도 반성하기를 바라지만 이미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를 건넜다"면서 "희망이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민주화의 성지인 부산 시민들은 독재를 하는 김대중 정부에 대해 단호하게 우리의 가야 할 길을 가야한다"고 역설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마저 독재정권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죄악이라고생각해 분연히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현정권에 대한 자신의 비난을 합리화했다.
한편, 이날 오찬모임이 있는 식당 건물 길건너편에서는 '창군 및 6.25참전동지회'소속 60, 70대 노인 10여명이 "국민의 살림을 망친 자는 반성하라", "환란의 주범은 각성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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