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여 공조 금가는 말 삼가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종필(金鍾泌) 국무총리,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등 여권 수뇌부와 조찬 회동을 갖고 빈틈없는 공동여당 공조를 위해 오는 8월까지 내각제 논의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다음은 김 대통령이 조찬후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에게 설명한 대화 내용이다.

▲박 총재=이번 국회표결처리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국민회의도 대행이 교체됐기 때문에 나도 사의를 표명하겠다.

▲김 총리=그런 생각 하지 마시고 더욱 더 책임을 가지고 잘 하자.

▲김 대행(대통령에게)=막중한 임무를 부여해 주셔서 감사하다. 분골쇄신해서 열심히 일하겠다. 보도된 합당론은 대행 지명 입장에서 말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물의를 빚어 대단히 죄송하다.

▲김 총리=양당은 어떤 경우에도 서로 공조에 금이 가는 언행을 일절 하지말아야 한다.

▲김 대통령=첫째, 강력한 양당의 공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양당은 공조를 강화함으로써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둘째, 내각제 문제에 대해서는 양당이 자제해야 하고 이것을 말할때 말해야지, 미리 나오는 것은 양당의 공조에 저해된다.

셋째, 무엇보다 최급선무는 정치개혁이므로 양당이 정치개혁 단일안을 마련해서 국민의 신임을 얻어야 한다.

넷째, 정치개혁안을 양당이 협의하면서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 네사람이 모여서 정치개혁안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다섯째, 양당은 젊은 세대를 과감히 영입해야 한다. 이것은 세대교체의 의미가 아니고 양당이 메워야 할 자리에 젊은 세력을 영입함으로써 노·장·청의 조화를 이뤄 노·장·청 모두가 승리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박 총재=내각제에 대해서는 두분이 확실한 말씀을 해주어야만 양당내에 잡음이 해소될 것이다.

▲김 총리=지금 양당간 합의사항은 살아있다. 그러나 8월말까지 일절 양당에서 논의하지 말기를 바란다. 양당은 무엇보다 급선무가 정치개혁이므로 정치개혁에 역점을 두고 나가야 한다.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이 다녀간 뒤 박 총재가 자민련의원들을 모아 자리를 마련해 주면 내각제에 대한 확실한 이야기를 하겠다.

▲김 대행=8월말까지 내각제를 논의하지 말자는 총리의 말씀을 대외적으로 발표해도 좋은가.

▲김총리=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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