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회색의 우방타워 개성 부족

대구타워는 대구시민의 사랑과 아낌의 시선을 온 몸으로 받고 있다. 많은 것을 보고 싶고 또 보이고 싶어 높이 섰지만 상대적으로 많은 눈길이 끊임없이 오고감도 의식해야 한다.

이미 세워진 건축물의 공간 구성이나 밸런스 디자인을 논할 생각은 없다. 다만, 탑상층부의 색상을 왜 하필이면 회색으로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다.

일반적으로 회색은 뚜렷한 개성이 없고 화창한 날에도 생기와 표정이 없고 늘 그렇다.

기상변화에 쉽사리 휩싸이면서 곧 형체를 잃어버리고 공해에 삼켜져 버린다.

조명이나 밤의 효과도 흡수한다. 건축물 외부색채연구조사에 의하면 남녀노소의 많은 사람들이 흐린 하늘, 콘크리트, 재, 쥐 등의 사물을 연상하고 우울, 지루, 평범, 싫증, 불안 등의 추상적은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굳이 장점을 내세운다면 묵묵하다, 변함없다, 겸손하다, 무난하다, 관리하기에 편하다 정도일 것이다. 아무래도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보인다. 탑에도 좋은 색상의 옷을 잘 입히면 멋이 풍겨날 것이다.

그래서 활기찬 도시구성에 일조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생기차고 즐거운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과욕을 부린다면 상층부의 내부공간 이용도 선별된 몇몇 사람들의 공간으로 만족하기보다는 좀더 열린 공간으로 보다 생산적인 광장으로 이용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현수(고려건축사 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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