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만연한 인명경시 풍조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자주 발생한 탓 일까. 인명 경시풍조가 만연한 탓일까.최근 칠곡, 김천등 지역에서 토막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지만 과거와는 달리 사건을 접하는 경찰관들이나 신문, 방송등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사람들의 충격도는 크게 낮아진 것 같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10여년전인 지난 89년 11월2일. 의성과 영천등 두곳의 저수지에서 목, 팔, 다리등 6등분해 토막살해된 사체가 발견됐었다.

신원파악이 안돼 수사가 장기화 되는듯 했으나 10여일 후 주부 김모(당시 41세.대구시 남구 이천동)씨로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수사는 급진전해 경찰은 사체발견 13일 만에 연하의 정부인 김모(30.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를 용의자로 체포,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앞 팔공산 순환도로변에서 발견된 30대 후반의 여자 토막사체경우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서조차 10여년전 사건때의 긴장감등은 거의 찾아 볼수 없었다.

지난해 11월 김천시 아포면 경부고속도로변 일대 야산에 토막살해돼 유기됐던 서울의 여경리직원 김모(20)양이 발견됐을때나 범인이 잡혔을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냉담할 정도로 무관심했다.

아마도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자주 접하면서 경찰, 시민등 모두의 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일게다.

칠곡경찰서는 컴퓨터를 동원, 사체의 얼굴을 복원해 몽타주를 만드는등 신원파악에 애쓰고 있지만 사체 부패가 심해 얼굴이 명확치 않는데다 요즘은 가족들 조차 가출인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아 신원 확인조차 어렵다는 얘기다.

토막 살인사건을 접하는 우리의 시들한 반응이 행여 뚝심을 발휘해야할 경찰의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범인은 반드시 잡히고 중형에 처해진다는 인식 확산과 경찰의 노력이 이같은 흉악 범죄예방에 지름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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