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지켜야 실직가정의 붕괴를 막을수 있습니다'대구시 중구 대신동 에덴학원(053-257-0612)은 어린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로 항상 시끌벅적하다. 연령이 4~14세까지 다양한 것도 여느 탁아시설과 색다른 점이다.
지난 11년간 영세민 탁아시설인 에덴학원을 운영해 온 우옥분(37·여)원장이 지난해초 '실직가족 자녀 돌봄터'를 개설한 이후 달라진 풍경. 현재 35명의 어린이중 20명이 실직가정의 자녀들이다. 운영경비는 남편이 목사로 있는 구민교회에서 부담해오고 있다.
유창식(11) 효선(10·여) 효분(6·여) 형제는 에덴학원 덕택에 가정을 회복했다. 노숙자 유모(48)씨가 자녀와 정신지체 장애인 부인을 내버려둔 채 떠돌고 있는 것을 안뒤 살 집을 마련해 주고, 또 아이들까지 돌봐줘 유씨가 공공근로를 하며 가장의 위치를 되찾을수 있었던 것.
전명희(6·여), 문주호(6)·병희(7) 형제, 이현철(8)·미희(12·여) 남매, 김기호(10)·현정(12·여) 남매를 비롯한 나머지 아이들도 아버지의 실직과 엄마의 가출, 부도 등으로 내팽개치다시피 했었다.
실직 위기가정은 상당수가 하루도 버티기 힘겨워 부모들이 집을 나가거나 아이를 내버려둔 채 일자리를 찾아나서 결국 가족해체로 이어지는 불행을 겪는다. 아이들을 맡아줄 시설만 있다면 가족이 무너지는 불행을 피할수 있는데 지금 우리사회는 그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어느 곳도 실직 위기가정의 방치된 어린이에 대한 기초자료나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98년 1월 대구·경북 실업자 10만4천명이 올해 2월 16만1천명으로 급증하고 있어, 실직 위기가정의 어린이도 그에 비례해 늘어났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
또 대구시 산하 20개 아동복지시설의 수용인원이 97년말 1천65명에서 지난해말 1천142명으로 77명 늘어났고, 증가된 인원 대부분이 대성원과 같은 영·유아 시설에 수용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최근 실업사태로 인한 최대 피해자가 어린이란 것을 방증하고 있다.
우원장은 "부모들이 가출했거나 노숙자로 전락하더라도 아이들과의 유대감만 이어지면 일자리를 찾게될때 다시 가정을 재건할수 있다"며 실직 위기가정을 후원하는 '기쁜날 이웃사랑' 사업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랐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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