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래알' 野 대구의원들 자성론

내년 총선이 가시권내로 접어들면서 한나라당 대구지역 의원들의 위기감이 높아가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위기의식일 뿐 '팀플레이'가 되지 않는다.

이른바 동진정책으로 불리는 여권의 지역공략이 열을 더해 가는데도 지역현안 해결이나 지역정서 추스리기에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13개 지역구 중 8개를 차지한 '지역내 다수당'이면서도 지역민의 정치적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소리도 만만찮다.

이에 따라 이들은 16일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대구에서 열릴 예정인 '차세대 여성지도자대회'를 계기로 대구시지부가 결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최근 각종 조사결과 나타난 한나라당 지지도가 15대 대선 때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며 "중앙당은 물론 시지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정 정당에 대한 돌풍이 선거결과를 좌우한 과거 전례를 감안할 때 여당은 물론 최근 거론되는 5공 세력의 바람몰이를 일찌감치 차단하는 한편 한나라당을 향한 지지가 계속 이어지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지역 의원들의 '행동통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정치를 시작한 토양이 제각각(신한국당 2, 자민련 2, 무소속 2, 한나라당 2)인데다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르고 개인적인 감정의 골 또한 깊기 때문이다. 또 8명 중 5명이 고교동창(경북고)인데도 이들 역시 관계가 원만치 못하다.

게다가 지난 6일 모임 이후 "강재섭지부장과의 불편한 관계를 해소했다"는 평가에도 불구, 의원들의 강지부장에 대한 불만도 여전하다. 지난해 강지부장의 총재경선 출마선언을 전후해서 빚어진 감정의 앙금이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강지부장은 의원들이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등을 돌린데 섭섭해 했고 의원들은 강지부장이 다들 고향 선배인데도 한마디 상의없이 경선출마를 선언한데 대해 못마땅해 했다. 다수였던 이회창총재 지지파의 강지부장에 대한 불만은 더욱 심했다. 그리고 경선이 끝난 후에도 관계 복원의 노력은 없었다.

일부 의원들은 아직도 "지역 의원들을 끌어 안고 가야하는 강지부장이 시지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불만이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강지부장에 대한 감정의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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