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역을 방문한 5공 인사들의 말바꾸기가 여운을 남기고 있다.전두환 전대통령은 지난 9일 대구로 내려오는 열차에서 5공 신당설과 정치 재개설 등에 대해 "대통령도 했는데 무슨 정치냐"고 시원스레 일축했다. 그러던 그가 이틀 후 가야산 등반길에선 "현재로서는 신당창당이나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현재로서는'이란 토를 달았다.
정호용 전의원도 어느새 말이 달라져 있었다. 지난해 정치 재개 여부를 묻자 "내 친구들 둘이나 대통령을 지내고 다 물러났는데 무슨 국회의원이냐"고 쐐기를 박았었다. 하지만 그도 이번엔 "장세동씨 등 뜻 맞는 사람이 만든 정당이면 참여하겠다"고 180도 다른 말을 했다.
이들도 오락가락이지만 '변환 수사법'을 보는 해석도 제각각이다. 5공 신당설 등이 총선 1년을 앞두고 여야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 되면서 '흥행'이 되는데다 고향 방문 등에서 기대 밖 환대로 분위기가 꽤 동한데 따른 것으로 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문제는 정작 이같은 말바꿈이 5공 인사들의 정치 재개 작심(作心)에 따른 것일 경우, 지역 민심은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다. 지역 정서상 '국민회의 2중대'라는 논평 하나면 일거에 허물어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지역의 야릇한 정권 상실감에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불을 지피면 득세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있다.
그러나 정작 염려되는 것은 '감성의 정치'에 유독 길들여진 지역 민심이다. 표적 사정, 전직 대통령 가족, 동정론 등으로 밀어주고 찍어주고 한 지역 선거사(選擧史)가 웅변하고 있듯.
30년 집권세력이란 표현이 오히려 억울하게 느껴지는 지역 경제의 낙후 지표들도 감성에 치우친 선택의 대가란 자성이 적지 않게 일고 있다. 최근 지역 한 여론조사는 5공의 정치재개를 두고 반대의견이 다소 우세한 결과를 보였다. 찬성이든 반대든 냉철한 이성의 산물이었으면 한다.
배홍락〈정치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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