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테크노파크가 옛 대동은행 본점을 인수, 복합벤처빌딩으로 육성하려는 이유는 지역 벤처활성화의 선결요건 중 하나인 거점기지의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이는 대구시가 성서공단내에 조성할 계획인 벤처빌딩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지역에는 창업보육시설보다 벤처성장시설이 절실하다. 벤처기업들만 빼곡이 들어찬 연구중심의 빌딩이 아닌 다양성과 집적성을 겸비한 복합 벤처거점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상품과 기술을 거래하는 테크노마트, 해외 유명 사이언스파크나 리서치파크, 벤처육성기관들이 한데 모인 지역 벤처산업의 '중앙처리장치' 역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적 벤처육성의 토양을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 수많은 벤처들이 법적 규제, 자금 압박, 시장개척 실패 등으로 창업만 하고 육성되지 못한 채 사그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처럼 벤처의 명멸을 자유방임하기에는 아직 국내 여건이 성숙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
(주)정보시대 대표 겸 야후코리아 이사인 문규학씨는 "한국적 특성상 벤처육성을 위한 대학과 지자체의 도움은 절대적"이라며 "특히 대구에 오면 벤처가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 지역에는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와 같은 벤처전문상가조차 없는 형편이다. 벤처기업이 만든 상품을 직접 접하고 구매의욕을 자극할 만한 시장이 없다는 말이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확산일로에 있지만 보고 사는 재래형 상품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일반인들은 벤처가 만든 첨단상품은 서울이나 해외에 가야 구경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영세한 민간기업들의 투자를 통해 이같은 대형 테크노마트의 개설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이 부분은 지자체가 감당해줘야 할 몫이다.
옛 대동은행 본점에 들어설 벤처빌딩은 지역지향적이 아니라 세계지향적이다. 비용부담을 감수해 가며 해외 테크노마트를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기술과 상품이 필요한 해외 바이어들을 대구로 끌어들여 투자도 유치하고 세계 시장에 대구의 벤처기술력을 홍보하는 효과도 동시에 거두자는 것이다. 적어도 벤처 만큼은 서울 의존형에서 탈피, 세계와 직거래하자는 자신감의 출발점인 셈이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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