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고관(高官'절도'사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일파만파로 번져 나가고 있다.
이 사건이 보도되면서 항간엔 온갖 억측과 소문들이 꼬리를 물면서 급기야 현정권에 대한 비판적 여론으로 흐르는 경향마저 띠고 있기도 하다.
진실과 경위가 어떻게 됐든 이런 의혹과 소문을 일으키게 한 근원적인 문제는 검찰과 경찰이 사건을 곧이 곧대로 처리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 사건피의자의 혐의부문 8건중 절도미수혐의의 1건만 범인 검거 한달만에 법원에 기소한 검찰이 사건축소내지 은폐의혹을 받게 된 형국이 돼 버렸다.
물론 검찰은 피해자들의 피해액과 절도범의 자백내용과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데다 추가범죄사실들이 드러나 사건을 분리처리하려는 의도였다고 기실 일리있는 이유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법조계의 의견은 이에배치된다는데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 형사범의 경우 피의자의 자백내용과 피해자들의 피해금액이 같은 부분이 있으면 검찰이 일단 그 부분 전부를 기소를 하고 그 후 보강수사를 통해 드러난 다른 혐의사실은 기소내용에 추가하는게 통례라는 주장이다.
이 부분만을 보더라도 검찰이 고관들의 도난사실은 모두 빼버리고 절도미수 1건만 기소한 뒤의 설명은 법조계의 상식으론 납득이 가지 않는 파행적 기소행태로 밖에 달리 볼 수가 없다.
단적인 예로 유종근 전북도지사는 분명 현금 3천500만원과 보석.반지 등 4천만원어치를 도난당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했다. 안양경찰서장도 김치냉장고에 둔 800만원을 도난당했다고 밝히고 있고, 김성훈 농림부장관은 그림 2점을 도난당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검찰이 기소내용에서 제외시킨 이유가 있단 말인가. 이는 뭔가 수사외적인 요인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또 범인검거 한달이 지나도록 지금까지 제기된 숱한 의혹을 밝히지 못했다는 건 뭘로 설명할지도 의문이다. 경찰은 분명 지난달 23일 고위직 도난을 포함한 일체의 피의사실을 조사해 검찰에 넘겼다고 했다.
게다가 고위직들이 관련된 사안이니 철저보안지시를 상부로부터 받았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봐 뭔가 이 사건은 분명 잘못 처리되려다 뒤늦게 발목이 잡힌 특이한 사건이라 보지않을 수 없다.
검찰은 우선 처리경위의 의혹부터 밝히고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지 않으면 또다시 원하지 않는 '시녀검찰'이란 오명(汚名)을 받게 된다는 사실을 유념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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