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진희 간첩 리철진 주연 맡고 변신

박진희(22)에겐 배꽃 향기가 난다.특히 살짝 눈웃음 칠 때면 원터치 방향제처럼 향기가 튕겨져 나온다. 눈웃음이 없었다면 "이런데서 걸릴리가 없지"라는 시골버스의 신경질적인 아가씨를 기억이나 할까. 쭉 찢어진 검정드레스를 걷어 올리며 허벅지를 훤히 내 보이는 섹시함보다 오히려 물이 잘 빠진 청바지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새내기 스타다.

이제 갓 1년을 넘긴 연기경력. '여고괴담'에서 우등생 소영역을 맡았으나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것은 CF 덕분. 다시 영화에 도전했다. '간첩 리철진'(감독 정진)에서 주연을 따냈다.

휴먼 코미디 '간첩 리철진'은 북한주민의 식량난을 덜기 위해 슈퍼돼지 유전자를 훔치러 온 간첩 리철진의 남한 사회 적응기. 박진희는 리철진이 당황하고 혼란스러울때 위로하는 화이역으로 나온다.

고정간첩의 딸이지만 이데올로기엔 관심이 없고 단지 우직스런 리철진에 연정을 느끼는 남한의 세련된 여대생. '기막힌 남자'로 데뷔한 정진감독은 "그녀가 여러 선배들을 제치고 유오성(리철진)의 상대역을 맡은 것은 극중 화이가 그녀의 캐릭터와 잘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에 비해 성숙한 이미지와 따뜻함, 친근함이 느껴지는 그녀 특유의 미소가 주효했다는 얘기.

연기는 지난 97년 청소년드라마 '스타트'에서 출연한 것이 처음이고 본격적으로 고민하며 달려든 것은 '여고괴담'. 이제까지 대부분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로 나왔다.

이제 '간첩 리철진'에서 캐릭터 변신을 시도한다. 영화에 승부를 걸겠다는 다부진 꿈이 '배꽃'이란 아름답고 따뜻한 여인 화이로 이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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