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툇마루-준법투쟁

우리나라의 운수·교통관련 노조에서는 '준법투쟁'이라는 희한한 투쟁방법을 이따금씩 쓰고 있다. 사회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법을 지키는 것이 어떻게 투쟁의 수단이 될 수 있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배자들은 대체로 법은 엄격하게 만들어 놓고 집행을 융통성 있게 선택적으로 행사함으로써 그 힘을 과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다수의 시민은 잠재적인 위법자가 되고 법망에 걸리지 않은 것은 강자의 배려로 용서받고 있거나 운이 좋은 상태가 되고, 걸리게 되면 강자의 비위를 상하게 했거나 재수가 없어서 걸려든 것이 된다.

이것은 법이 현실에 맞지 않게 제정·운용되고 있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너무 엄격한 법은 지켜지지 않고, 너무 관용적인 법은 있으나 마나이다. 그러므로 법은 그 시민의 수준에 맞게 적절히 정해져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법을 지키는 것이 단체행동의 수단으로 이용된다면 그들은 평상시에는 항상 위법을 하고 있었음을 반증하는 것이 된다.

다수의 시민이 불편하지 않게, 그리고 다수의 시민이 잠재적인 위법자의 혐의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 등을 비롯한 법규제정자들은 우리의 현실에 알맞는 법을 개발하여 준법투쟁이란 이상한 말을 추방해야 한다.

全 瑨 文(효가대 중소기업경영대학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