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농.축협 통합 공청회

최근 농림부는 농.축협 등 협동조합 개혁과 관련, 4월중으로 공청회를 개최한뒤 최종 방안을 확정, 곧바로 입법 예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림부 관련 부서는 대체로 농업의 비중이 큰 전국 시.군을 돌아가며 농민들을 상대로 개혁안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중이다. 경북도내에서도 영천.청송.김천.성주 등에서 열렸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설명회에 참석한 대다수의 농민들은 정작 농림부의 협동조합 개혁안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은 반면 지금까지 농정 실패에 따른 질책들을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다.

16일 성주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농민, 농.축협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협동조합개혁 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농림부에서 파견된 김영만(42) 개발기획과장이 개혁안을 설명하자 농민들은 기다렸다는 듯 "장황한 설명은 필요 없다" "질문 시간으로 할애하라"며 말을 가로막고 나섰다.

가까스로 농민들의 양해를 얻고 △농협은 1천203개에서 300개 △축협은 202개에서 100개 내외로 통합하는 등의 개혁안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한 뒤 곧바로 농민들과의 질문답변 시간으로 이어졌다.

한 농민은 농림부에서 거의 가닥을 잡은 협동조합 개혁안 내용의 대부분이 농민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일방적인 확정을 획책하고 있는 것으로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연이어 발언권을 얻은 축산농민은 이번 개혁이 실패할 경우 또다시 농민들에게 책임의 덤터기를 씌우는 식의 농정은 당장 걷어치우라고 언성을 높였다.

또 일부농민들이 '농민 죽이기','농민 길들이'를 위한 개혁이라고 나서자 모두 동조하는 박수를 보내는 등 설명회 자리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시간여 동안 농민들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은 농림부의 김과장은"이날의 목소리나 분위기를 협동조합 개혁안에 반영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자리를 떴지만 그야말로 난감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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