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물 염색업체 수출 성수기 사라진다

지역 직물.염색업계가 중동 두바이 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수출 최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주문부진과 단가하락의 2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원사가격이 2, 3월에 이어 이달들어 세번째 인상돼 안팎으로 채산성이 악화됐다.

또 통상 6월까지 뻗치는 상반기 수출시즌이 올해에는 5월초 조기마감할 조짐을 보여 업계는 장기불황을 우려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수출단가 인상 저해요인으로 지목돼온 과잉생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해외시장이 살아나더라도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며 당국의 대책을 호소했다.

△현황=올해 업계의 활로로 여겨져온 두바이 시장이 예상외로 부진해 수출길이 넓혀지지 않고 있다. 홍콩시장은 중국의 수입제한조치 등으로 지난해부터 이미 얼어붙은 상태.

강태승 화섬직물수출협의회장은 "이달 들면서 수입선들이 일부 폴리에스터 품목의 수출단가를 지난달보다 5% 인하 줄 것을 요구해 왔다"며 "성수기지만 단가유지가 안돼 대부분 직물업체들이 실익없는 장사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나마 5월부터의 수출주문이 고갈돼 비수기가 두달이나 일찍 올 것 같다"고 우려했다.

염색업계의 어려움도 마찬가지. 박영철 염색공단 상무는 "지난해 이맘때 20% 할인했던 염색가공 단가를 7%포인트 올리는데 그쳐 채산성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장상황 악화로 원사업계는 벌써부터 재고조정에 들어갔다.

한국화섬협회 관계자는 "직물업계의 주문이 늘지 않아 이미 가동률을 낮췄으나 폴리에스터 필라멘트의 경우 재고량이 97년말 4만t에서 99년 2월 현재 5만3천t으로 늘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3월에 이어 4월 원사가를 인상한 데 대해 직물업계 반발이 워낙 거세 수출사정 악화를 실감했다"며 "5월 인상계획을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인=최명규 광덕섬유 대표는 "지불유예 선언으로까지 간 러시아의 불황, 중동 각국의 구매력 약화, 유고 코소보사태 등 악재로 두바이 시장이 살아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대만과 우리가 엄청난 물량을 갖고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수출단가마저 회복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태승 화섬직물수출협의회장은 "생산과잉에 따른 투매수출이 큰 원인"이라며 "생산량을 현재의 7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도업체들이 세부담이 없는 것을 이용, 30% 가량 싸게 시장에 물건을 내놓아 출혈수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지역에 있는 제트룸 같은 혁신직기 4만5천대 가운데 1만여대가 부도업체 소유 아래 부당가동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책=직물업계 경우 수출시장 요인에는 손쓸 방법이 없어 내부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다. 생산과잉을 막아 수출단가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도업체의 직기가동을 억제하는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혁신직기 1만5천대 감축"계획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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