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두 점의 '마하'를 그렸다.
현재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에 나란히 걸려 있는 '벌거벗은 마하'와 '옷입은 마하'다. 18세기말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두 작품중 '벌거벗은 마하'는 당시 종교재판에서 몰수돼 어두운 방에 85년동안 갇혀 있는 신세가 됐다.
작품의 음란성(?)은 고야의 목숨까지 위협했다. 때문에 1900년까지 고야의 유일한 누드화인 이 그림은 대중의 눈에서 가려진채 무성한 소문만 떠돌았다. 그것은 고야 연구의 주제가 되었다.
'마하'를 둘러싼 많은 의문점들이 아직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왜 고야는 똑같은 모델의 누드화와 옷입은 그림을 그렸을까? 모델은 누구였고 원래 두 작품은 뒷면을 서로 맞대고 있던 작품이 아닐까, 두 작품중 하나는 모작이 아닐까 등등….
독일 문예비평가 이반 나겔의 '뚜쟁이로서의 예술가'를 완역한 '뚜쟁이인가, 예술가인가'(효형출판 펴냄)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저자는 먼저 왜 다른 '마하'가 두 점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당대 예술관에 대한 저항의 산물이자 현실의 반영이라고 결론짓는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격변기를 산 고야는 당대를 지배했던 엄숙한 귀족주의인 신고전주의 예술관에 반기를 들었고 그 결과 '벌거벗은 마하'가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 왜 나체와 옷입은 그림일까. 이는 육체와 옷에 대한 알레고리이자 위트다. 고야는 서로 같지만 다른 작품을 통해 세상을 풍자하고 있다는 것.
저자는 이처럼 고금을 넘나드는 충실한 자료를 바탕으로 고야의 '마하'에 얽힌 의문점을 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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