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초강수를 연달아 던지며 경제개혁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지난 14일 "5대 그룹도 워크아웃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발언에 이어 20일에는 추락사고를 낸 대한항공에 대해 오너경영진의 교체를 지시,재벌들을 경악케 했고 또 노동계의 서울지하철 파업에 대해서도 엄중대처를 지시했다.
이처럼 김대통령이 개혁의 깃발을 다시 든 것은 △노동자들의 춘투 시작 △노사정위 와해위기 △ 재벌기업 구조조정 지지부진 △정치개혁 표류 △고관집 도둑사건으로 인한 민심 이상조짐 등 국정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듯 하다.
여권 핵심부에 따르면 시간을 끌며 정치 일정상 이 고비만 넘기면 된다는 재벌들에 대해 대통령의 배신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미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강력한 정부를 통한 정치,경제개혁 추진'이란 화두를 던진 데 이어 속속 충격적인 내용들을 쏟아 내고 있다.
먼저 워크아웃 발언을 통해 5대 재벌의 '대마불사'신화에 도전장을 내 재벌들을 충격속에 몰아 넣었고 결국 대우그룹이 항복, 재벌이기를 포기하다시피한 획기적인 구조조정안을 내놓았다.
재벌들을 또 한번 놀라게 한 게 바로 대한항공 경영체제를 오너중심에서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말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초법적인 성격으로 못마땅해 하면서 대한항공에 국한시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도 "사기업에 대한 간섭이 아니고 구조조정을 촉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김대통령이 확실히 오너, 족벌중심 체제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김대통령은 재벌 메스와 함께 취임 이후 가장 강도높게 노동계도 질타했다. 서울지하철 파업사태에 대해"법적 절차를 밟은 쟁의도 아닌 만큼 용납할 수 없다"면서 불법폭력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노동계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김대통령의 이같은 고수위 발언은 강력한 국정운영으로 여러 현안과 난제들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사기업인 대한항공의 경영인 교체 주문은 시장경제논리에 벗어난 초법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법과 제도를 활용, 구조조정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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