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제32회 과학의 날

어느 나라든 과학이 활짝 꽃피면 국운이 융성하는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는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측우기, 해시계, 물시계를 발명, 찬란한 과학문명의 꽃을 피운 조선, 세종의 치세(治世)가 그러하다.

근년에는 해외 두뇌를 유치, 대덕연구단지를 만들어 기초과학의 토양을 배양함으로써 선진국의 문턱에까지 발돋움하게한 박정희전대통령의 치세 또한 경제적으로만 본다면 국운 융성기로 보아 무난할듯하다.

이 두시대의 '과학문명'이 성과를 거둔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과학인재를 아끼고 가꾼데서 비롯됐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닐것만 같다.

세종은 신분에 관계없이 이천, 장영실, 이순지 등 유능한 인재를 발굴, 이들이 재능을 한껏 발휘하게 했다. 또 박정희씨는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해외에 흩어져 있는 우수한 과학 영재들을 73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대우로 국내에 영입, 과학 한국의 이정표를 세운것이었다.

오늘은 32회 과학의 날이다. 우리가 어려운 여건에서 이 만큼이라도 지탱해온것이 과학문명을 배우고 가꾼 덕분이라 생각하면 이날을 맞는 감회가 더욱 새롭다.

45년 해방 당시 우리나라의 이공계대학 졸업생수는 90명이었음에 비해 98년의 과학연구 인력이 9만9천여명으로 불어났으니 양과 질 모두에서 대단한 팽창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대덕연구단지의 고급 두뇌들의 상당수가 최근 몇년사이 연구소를 떠나고 있고 반도체 관련 고급두뇌의 해외유출 또한 많다니 걱정스럽다.

나날이 격화되는 국제경쟁시대에 고급 두뇌들이 계속 유출되면 어쩌나 우려가 앞선다. 그러고보면 박정희이후의 정치지도자들은 민주정치 구현이나 역사세우기 등으로 말만 많았지 과학의 중요성은 등한시 했다.

쓰잘데 없는 정쟁에만 집착, 과학자를 홀대했고 그결과가 이제 두뇌유출로 나타나는게 아닌가싶다. 과학의 날을 맞아 훌륭한 지도자는 과학자를 아끼고 존중한다고 재삼 부연한다.

〈김 찬 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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