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비넘긴 5대그룹 사업 구조조정

여러차례 시한을 넘겨온 5대 그룹 사업구조조정이 최대 현안이었던 반도체 가격협상의 타결로 큰 고비를 넘겼다.

사업구조조정 대상인 8개 업종에서 해당 기업간 이견은 대부분 해소됐으며 법인통합이나 사업교환을 위한 막바지 조율작업만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재계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셈이다. 재계는 이제 외자유치가 쉽도록 출자전환, 각종 세제상 지원 등을 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할 단계다.

8개업종 사업구조조정은 크게 △계열분리후 통합형(항공, 철도차량, 유화) △인수형(반도체, 정유, 자동차-전자) △한국중공업 주도형(발전설비, 선박엔진)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통합형을 보면 항공기 제작업종은 삼성, 대우, 현대가 지난달 평가방식에 합의함에 따라 내달 15일까지의 예정으로 채권금융기관 및 평가기관의 실사가 진행중이다. 철도차량은 현대, 대우, 한진 3사가 평가방식에 합의, 조만간 합작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유화는 삼성보다 기업가치가 2천700억원 가량 적게 나온 현대의 추가출자 문제가 남아있으나 현대의 추가출자후 미쓰이 지분유치를 통한 통합법인 설립으로 순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피인수기업의 가격협상이 최대 관건인 인수형도 반도체 타결로 순항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유는 이미 현대가 한화에너지를 인수키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실사를 진행, 오는 7월중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의 삼성자동차 인수건은 대우, 삼성이 촉박한 일정을 감안, 딜로이트투시토마츠외에 세동회계법인을 추가로 평가기관으로 지정, 약식평가를 거쳐 이달안에 인수계약을 맺는 형태로 진행중이다. 문제는 양사가 인수가격에 쉽사리 합의할지 여부다. 삼성의 대우전자 인수는 자동차 인수계약이후 본격적인 논의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와 삼성의 발전설비, 선박엔진 부문을 한국중공업으로 이관하는 사업구조조정은 이달말까지 기업가치에 대한 실사가 계속된다. 이관 자체에는 큰 이견이 없으나 향후 한국중공업 민영화시 유력한 인수후보인 현대, 삼성간 신경전이 실사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각 업종의 사업구조조정이 순항함에 따라 오는 26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 정·재계 간담회는 모처럼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현대의 구조조정, 대한항공 경영진 교체문제가26일까지 남은 현안이다. 이 문제에서 해당 기업이 성의를 보이지 않을 경우 정·재계 간담회는 또다시 정부의 질책으로 일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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