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승완(28.대구시 동구 신천동)씨에게 지난 3년은 지옥 그 자체였다.지난 96년 8월 어느날. 몇번 드나들었던 술집의 여주인 이모(24)씨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강간치상범으로 몰려 3년 가까이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겪었던 것.
주씨는 자신을 고소한 이씨와 그의 남편이 합의금 5천만원을 뜯어내기 위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것이라고 항변해왔지만 1심과 2심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았었다. 그러던중 결국 대법원의 원심 파기 결정에 따라 23일 대구고법에서 있은 확정판결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
고소인 이씨가 자신의 술집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시간에 주씨가 부인과 휴대폰 통화를 하고 있었던 통화기록 등이 발견되는 등 이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법원은 주씨의 무죄를 선고했다.
가까스로 명예는 되찾았지만 신혼 1년의 단란했던 가정은 잿더미가 되다시피 했다. 30평짜리 아파트를 소송비로 날렸고 직장도 그만뒀다. 주씨는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과 냉대가 무엇보다 괴로왔다"고 말한다.
"나의 결백을 믿고 힘들고 길었던 법정투쟁을 함께 해준 아내와 장인, 외숙부 등 친척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누명을 벗지 못했을 겁니다"
옥상 가건물에 사글세 생활을 하고 있는 주씨는 "희망과 긍지를 갖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기쁘다"며 "나같이 억울한 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수사기관이 철저히 수사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전후사정도 모르는 다섯살바기 딸의 해맑은 눈빛이 재기의 힘이 돼 줄 것으로 그는 믿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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