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모두 제 밥벌이를 하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조금씩 어려운 사람을 도울 뿐입니다.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것이 행복스럽습니다"
인생의 황혼기에 있는 팔순 노인이 이십년 가까이 사재를 털어 동네 노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있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김문용(80.대구시 동구 신암4동)옹은 지난 83년 현재의 집으로 이사오면서 2층을 동네 노인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했다. 당시 경로당이 없어 오 갈데 없이 지내던 동네 노인 30~40명이 매일같이 찾아와 함께 지내게 됐다.
김옹의 집에는 된장, 고추장이 남아날 겨를이 없었고 박스째 사다둔 라면이나 국수도 금새 동이날 정도였다.
그래도 부인(67)은 물론 함께 살고 있는 막내아들(45) 가족들조차 불평 한마디 없었다. 지난해 동네에 경로당이 생길때까지 김옹의 '노인 회관'은 16년동안이나 계속됐다.
김옹은 또 양로원과 아동복지시설 등을 꾸준히 찾는가 하면 가정형편이 어려운 동네 사람들에게 1년에 1~2차례씩 쌀을 구입해주고 있다. 김옹이 말없이 경로당에 나타나지 않는 날은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는 날이기도 하다. 김옹은 그동안 10여차례나 경로잔치를 마련, 자신보다 나이 어린(?) 노인들의 쓸쓸한 황혼을 달래주고 있다.
김옹은 재산이 유달리 많은 것도 아니다. 단지 검소하게 지내며 방세로 받은 돈을 아껴 이웃들 돕는데 쓰고 있을 뿐이다.
김옹은 최근 새로운 일을 꾸미고 있다. 경로당에 5월부터 무료 한문교실을 열어 방과후 학원에 갈 형편이 못되는 어린이들을 가르치기로 한 것. 구청, 구의원 등의 도움을 요청해 이미 책, 걸상을 확보해 강의실을 갖췄다.
"어린 학생들이 찾아온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입니다"
들뜬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옹은 22일에도 신암4동사무소에서 형편이 어려운 50여명의 이웃들에게 쌀 50포대(200여만원)를 나눠 줘 감사의 박수를 받았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