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파업 8일째인 26일 지하철 노조원들이 속속 현업에 복귀하고 국내최대 단위노조인 한국통신 노조도 이날 오전으로 예정했던 전면파업을 유보함에 따라 파업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있다.
서울지하철 노조와 함께 민노총 파업투쟁의 선봉을 맡기로 했던 한국통신 노조가 이날 파업을 유보함에 따라 '5월 총파업 투쟁'에 불을 붙이겠다는 민주노총의 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그러나 27일로 예정된 금속연맹의 파업을 강행하고 실업자와 도시빈민, 농민, 대학생등이 참여하는 거리집회를 계속하면서 오는 5월 1일 대규모 노동절집회를 강행할 계획이어서 파업사태의 조기진화에 나선 정부와의 충돌이 우려된다한국통신 노조 집행부는 26일 새벽까지 고려대에서 철야 대책회의를 가진뒤 "파업을 일단 유보한 상태에서 사측과 협상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날 오전 9시로 예정됐던 총파업을 유보했다.
한통 노조가 파업을 유보한 것은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율이 당초 예상대로 저조한데다 파업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인 시각에도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통 노조는 김호선 위원장을 제외한 집행간부 전원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전날밤 고려대에서 철야농성을 벌인 노조원 2천여명은 이날 오전 5시30분께 자진해산했다.
서울대와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이던 서울지하철 노조원들도 직권면직 시한인 이날 오전 4시를 전후해 속속 현업에 복귀하거나 복귀의사를 밝히고 있어 파행운행을 해오던 지하철도 빠르면 27일부터 정상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현재 현업에 복귀한 노조원은 전체 노조원 9천756명 가운데 4천109명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946명을 포함, 절반이 넘는 5천55명(51.8%)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정부가 서울대에 경찰을 투입하고 한국통신 노조의 파업을 물리적으로 저지함으로써 노동계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주말인 5월 1일 노동운동 사상 최대규모의 노동절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에따라 금속연맹 산하 한국중공업, 현대정공·대우중공업·한진중공업 등 철도차량 제작 3개 사업장, 대우정밀·오리온전기 등 대우·현대계열 구조조정 관련 사업장, 정리해고 진행 사업장 노조 등이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뿐아니라 심각한 사회불안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사태의 조기진화에 나설 방침이어서 노·정간 대치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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