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제 살리기를 행정의 제1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종합건설본부가 지역 레미콘업체에 대한 분리발주를 외면, 업계뿐 아니라 상당수 경제인들이 상식 밖의 처사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중소기업을 보호하려는 관련법 취지를 역행할 뿐 아니라 지역 경제살리기를 방관하는 행위이기 때문.
정부와 조달청도 지역 관급공사에 지역업체 참여를 적극 권장하는 마당에 지자체가 지역업체를 배제할 수 있느냐는 비난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구시종합건설본부의 건설사업 발주 방식과 발주의 논리, 다른 지역 사례 등을 진단해 본다.
관급공사의 일괄발주 방식와 분리발주 방식이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일괄발주는 대구시가 발주하는 공사 과정 전체를 한 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분리발주는 공사 과정 중 일부를 관련 지역 업체에 맡겨 지역 중소기업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업체 보호를 위해 레미콘 발주를 분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구시가 일괄발주를 하면 지역 레미콘 업체는 하청업체가 돼 공급 단가 및 대금결제에서 시공업체로부터 불이익을 받게 된다. 반면 분리발주는 발주처인 대구시의 현금결제를 받고 물량 단가에 대한 적정 마진을 볼 수 있다.
분리발주는 시의 예산을 외지 또는 대형 시공업체에 주지 않고 상당액을 지역업체에 지급할 수 있는 방식이다. 경북도, 부산시 등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이 주요 구조물 공사에서 레미콘을 분리발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구시는 500억원 이상의 안심 및 지산하수종말처리장 1차 공사에 품질 문제를 내세우며 레미콘 물량(90억원)의 분리발주를 거부했다.
그러나 대구시가 품질문제를 제기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지난 몇년동안 관리감독이 철저해져 불량 물량을 생산할 수도 없고 어떤 업체도 규정을 무시하고 불량 제품을 공급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논리가 확산된 상태다.
분리발주로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대구시 주장은 시공회사, 감리회사의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다. 더구나 품질에 하자가 있을 경우 대구시가 1차적으로 해결해야지 이를 시공업체에 떠넘기려는 것은 '행정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오히려 분리발주할 경우 조달청이 발주를 대행하면서 시의 요청에 따라 기동감시반을 가동, 철저한 품질 관리를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 반해 일괄시공은 시공회사에 전적으로 책임을 맡겨 불량 물량 공급 가능성이 적다고 할 수 없다. 분리발주든 일괄발주든 지역업체의 레미콘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지역업체에 손실을 입히는 일괄발주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같은 대구시 산하기관인 대구도시개발공사(도개공)는 각종 아파트 및 택지개발 사업에 레미콘 부분을 분리발주하고 있다.
도개공은 분리발주가 일괄발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적정 가격 보장에 따라 레미콘 품질이 우수해질 뿐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을 돕는 실익이 있다.
도개공 발주의 아파트 시공업체들은 레미콘 분리발주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또 시공업체는 레미콘의 품질을 도개공이 직접 관리함으로써 공사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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