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숱한 비리중 '단골메뉴' 한가지는 병역 면제에 따른 금품수수행위다.
그 역사도 뿌리 깊어서 건국 및 국군 창설과 연조를 나란히 하는데, 한때는 병역 기피와 단속 및 자수 기간을 별도로 설정할 정도였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이번에도 많게는 8천만원까지 생돈을 뇌물로 쏟아부은 후 제 자식을 '멀쩡한 병신'으로 만들어버린 병역 면제비리 연루자 207명의 명단이 공개되었다.
크게 보면 군복무 기피 같은 사소한(?) 비리는 어느 국가, 어느 사회에서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끊임없이 이어지게 마련이다.
그렇긴하지만 지금도 남북한이 군사적으로는 서로를 제1차적인 적대국가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군복무 기피 행위는 분명히 파렴치한 반국가적 목적범의 행태로써 손색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 국군의 병역 편제는 1970년대의 타의에 의한 월남전 참전을 괄호속에 묶어버린다면 거의 반세기 동안 전투 경험을 전적으로 면제받고 있는 일종의 예비군형 개병(皆兵)주의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쉽게 말해서 전쟁을 치르지 않는 군대생활이란 청년들에게 '한번쯤 겪어볼만한 통과의례'일뿐인 것이다.
따라서 병역 면제 비리를 근본적으로 발본색원하는 방법을 달리 찾아야 한다. 곧 다소 불합리할 뿐더러 그 복무기간도 긴 병역의무를 개개인의 적성과 형편에 맞춰 골라잡도록 다양하게 벌려놓고, 사병들의 전시대적 복무규정도 대폭적으로 뜯어고치며, 무엇보다도 병영생활 자체를 일반인들에게 대대적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열려 있지 않은 공동체는 누구라도 그 '안전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계명대교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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