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이 자신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을 자주 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 문화 창조'라는 원론적인 수준에서 한걸음 나아가 경제조정사와 지역갈등 해결사를 자임하는 등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전 전 대통령의 이같은 변화는 5공세력의 정치재개설과 맞물려 정치세력화의 분위기 조성 차원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부산.경남지역을 방문중인 전 전 대통령은 7일 밤 부산 상공인과 함께한 만찬에서 이같은 역할확대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그는 "지역경제 현안에 대해 정부의 조정이 잘 되지 않고 석연치 않으면, 나같은 사람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자신의 잠재적 '힘'을 은연중 과시했다.
그는 나아가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면 뭐든지 도와주겠다"면서 "형무소도 갔다왔는데 한번 더 갔다 오면 되지"라고 말했다. 마치 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개의치 않고 하겠다는 말로 들렸다.
또 그는 6일 마산에서 열린 구국법회에서는 지역감정 조장을 부처도 용서하지 않는 오역죄(五逆罪)로 규정하고, 국민화합을 강조하는 등 가는 곳마다 지역감정 해결사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전 전 대통령은 수출확대와 국내 경기진작을 위해 관광홍보역과 대북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특사역까지 맡고 싶다는 뜻을 사석에서 공공연히 밝히고 있기도 하다.
이는 그가 지난달 합천.대구 방문때 "어린 학생들에게, 살아온 그동안의 경험이나 들려주면서 보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피력하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가끔 (현안에 대해) 훈수나 두겠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부산.경남지역 방문 사흘째인 8일 전 전 대통령은 장세동(張世東) 전 안기부장 등 측근 20여명, 지역 산악회 회원 300여명 등과 함께 부산 금정산을 등반한데 이어 저녁에는 부산 시내 한 음식점에서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 주최로 열린 만찬에 참석하는 등 바쁜 일정을 계속했다.
전 전 대통령은 방문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양산 천불사에서 3만여명의 불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구국법회에 참석, 지역감정 해소를 주제로 대중 연설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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