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총재 송파갑 재선 나선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서울 송파갑재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이총재 측은 7일 안택수대변인을 통해 '송파갑 출마설'을 흘리면서 당 내외 여론탐색까지 마쳤다.

안대변인은 "이총재가 당직자들의 건의를 받고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출마여부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출마 쪽에 무게를 실었다.7일 총재실에는 수도권지역 원내외위원장을 비롯, 측근 인사들이 부지런히 드나들면서 이총재에게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 측은 그 동안 주변의 출마권유에 대해 "15대에 의원을 지낸 사람이 다시 원내에 들어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 "관심이 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이총재가 송파갑 출마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지난 3일 여권의 정부조직법 변칙처리과정을 지켜본 후로 짐작되고 있다.

이총재는 당 내외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제2의 민주화 투쟁'을 선언, 대여 강경투쟁을 주도하고 나섰고 이를 진두지휘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재선거에 직접 출마하는 길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고승덕 파문 이후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것도 이총재의 출마를 부추긴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총재 측은 '적당한 인물이 없을 경우'라는 고리를 붙여놓고 있지만 득실검토까지 마친 단계다.

또 잇따른 수도권 재보선에서 연합공천카드로 대응한 여권에 패배하는 바람에 수도권지역 원내외 위원장들이 '내년 총선까지 이대로는 안된다'며 동요하면서 이총재가 직접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문도 적잖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이총재가 출마할 경우 송파갑재선거는 여야 간의 정면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권을 겨냥하고 있는 이총재와 여권이 정치생명을 건 진검승부를 벌인다면 선거전은 과열되고 요동칠 수밖에 없다.

낙선할 경우 정치적 장래가 불 보듯 뻔하데도 이총재가 출마를 굳힌 것은 보수성향이 강한 송파갑에서의 당선가능성이 높은데다 당선될 경우 당내 위상은 탄탄대로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까지 십분 감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총재는 지난해 종로재선거에 출마하라는 당 내외의 압박을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지역구에 출마할 수는 없다"는 논리로 거부한 적이 있어 고민이다.

〈徐明秀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