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옛 대동銀 본점건물 "공매"

대구.경북 7만 지역민 주주의 소유였던 옛 대동은행 본점(대구시 수성구 중동) 건물이 외지업체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작년 9월 대동은행 퇴출로 소유권을 넘겨받은 성업공사는 "대구시와 지역대학으로 구성된 대구테크노파크에 수의계약 형식으로 파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시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공매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성업공사는 "LG를 비롯한 4~5개 외지업체가 인수의사를 알려온 상태"라며 "이르면 6월중 매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업공사 측은 부지매입비, 건축비 등을 포함, 장부가 780억원의 본점건물이 300억~400억원에 팔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업공사는 그동안 대구시가 본점 건물을 인수하려면 충분한 가격협상을 할 수 있다고 수차례 밝혔었다. 이는 공공목적으로 공사 소유 건물을 인수할 경우 공개입찰없이 수의계약할 수 있다는 성업공사법 근거 때문이었다.

지난 4월 대구를 방문한 성업공사 정재룡 사장은 "일반기업에 매각할 경우 절차에 따라 공매할 수밖에 없지만 대구시가 나설 때는 상황이 다르다"며 "어떤 조건이라도 대구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본점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국은행이 2개층을 쓰면서 임대료로 200억원을 내놓았기 때문에 대구시와 성업공사가 원만하게 합의할 경우 등기만 넘기면 되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공익을 위해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동은행 본점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배광식 대구시 경제국장은 10일 "테크노파크의 장기 계획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시가 대동은행 건물 인수에 나설 수는 없다"며 "시 차원에서 이를 검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계, 경제계, 시민단체 등은 대동은행 설립 당시 소액주주 정신을 되살려 본점 건물 인수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시민들이 1인1주 갖기 운동으로 시민의 건물로 만들자는 것이다.

지역의 한 경제인은 "대구 시민의 돈으로 만든 대동은행이 파산되고 상징적 건물까지 외지업체에 넘어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대구시가 나서 이 건물을 지역민에게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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