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열풍이 우리 사회를 달구고 있다. 최근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을 넘나드는 단기 급등세를 보이고 '한 몫 잡았다'는 환호가 곳곳에서 튀어나오면서 회사원, 주부 등은 물론 실직자, 농어민 대학생까지 투자행렬에 대거 동참했다.
대구 ㄱ병원에서는 과장급을 비롯한 직원 상당수가 직장 새마을금고에서 1천만원씩 대출받아 주식투자에 뛰어들었다. 휴식시간은 물론 근무 중에도 주가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서로 전화를 걸어 주식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드나드는 한 구두닦이(44)는 지난 2월 금융주에 1천200만원을 투자했는데 최근 4천800만원으로 불어나 두달만에 대리급 연봉 이상을 챙겼다.
박모(59)씨는 잇따른 사업실패로 파산지경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말 주식시장에 뛰어든 뒤 한숨을 돌렸다.
지난해 건축회사에서 퇴직한 허모(45)씨는 퇴직금과 여유자금을 총동원해 주식투자에 매달리고 있다. 대구시내 모 중학교 송모(41)교사 부부는 주택자금 마련을 위해 인터넷을 활용, 개미군단에 합류했다. 부부가 신경을 쏟아 1천만원 가까이 벌어들였다.
최근 대구 모대학 경영학과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상대로 주식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150여명의 학생 중 20여명이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액은 수십만~수백만원. 한 학생(25)은 "용돈과 부모님의 도움으로 300만원을 투자해 최근 두달 동안 2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반면 포항공단 근로자 최모(42)씨의 경우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2천만원을 증시에 넣었다가 800만원 가량을 날렸으며 1천만원을 투자한 장모(36)씨는 카드빚을 내 주식을 구입했다.
또 투자자금 마련을 위한 마구잡이식 마이너스 통장개설도 늘어나 최근 일선 금융기관에는 도농(都農) 가릴것 없이 봉급생활자 및 농어민들의 마이너스 통장 신규개설이 하루 평균 10여건 이상 접수돼 종전 대비 20%이상 늘었다.
모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자들은 개설용도를 가계자금 마련이라고 밝히지만 실제는 증권투자를 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역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윤모(45)씨는 "회사 동료들 사이에 주식을 모르면 왕따 당하는 분위기"라며 "손해 보는 사람도 더러 있을 법한데 거의 벌었다는 소문만 무성해 너나 없이 주식투자에 달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모증권사 직원 정모(42)씨는 "대체적으로 주부들은 시황이나 경제현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멍만 든채 장을 빠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IMF사태 이후 증시의 최대 피해자들도 주부층 소액투자자였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한국은행 포항지점 양동성 조사역은 "경제가 불안한 상태에서 섣부른 증권투자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더구나 기업경기나 실물경제의 회복조짐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태에서 소액투자자가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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