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월 연극에의 풍성한 초대

5월. 연극에의 초대.

모처럼 만이다. 이렇게 대구 지역 극단들의 연극이 풍성하게 선보이는 것은 사실주의 연극, 서사주의 연극, 종교극 등 계절의 여왕 5월답게 레퍼토리도 다채롭다.

우선 한국 '극작계의 대부'이자 사실주의 연극의 대표적인 작가 차범석(문예진흥원 원장)원작 작품이 대구 무대에서 잇따라 공연중이다.

지난주 첫 작품 '불모지'에 이어 '성난 기계'와 '산불''왕교수의 직업'이 11일부터 30일까지 소극장 예전(옛 시립도서관 옆)에서 공연된다.

극단 동성로의 '성난 기계'(연출 문창성)는 기계라는 별명이 붙은 흉부외과 의사가 인간의 이기심에 분노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집단의 히스테리적 폭력을 의사를 통해 잘 표현한 사실극.

극단 예전의 '산불'(연출 김태석)은 이데올로기와 인간의 본능을 그린 차범석씨의 대표작. 6·25전쟁통에 산골 부락에서 겪는 부녀자들의 비극적인 삶을 담고 있다.

극단 한울림의 '왕교수의 직업'(연출 정철원)는 대학교수에서 일약 저명인사로 변한 왕교수의 일그러진 삶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사회를 통렬히 풍자하고 있다.

대구·경북 대학 국문학과 교수 모임인 무천 극예술학회(회장 이일영)와 극단 예전(대표 김태석)이 공동주최하는 '차범석 연극제'는 이론과 현장 연극이 만나는 뜻깊은 자리. 지난주 공연한 '불모지'(극단 온누리)의 경우 매일 60~80명(객석 93석)의 관객이 몰려 대구 연극에 대한 관객의 사랑을 확인하기도 했다.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대덕문화전당에서는 '부처님 오신날' 봉축 연극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연출 박현순)가 공연된다.

극작가 이만희씨의 히트작인 '그것은…'은 출가승이 속가의 번뇌를 이기고 득도하는 과정을 그린 연극. 지역의 중견 연기자인 홍문종, 정법성, 이동학, 박현순, 김종대와 박상희 안주희씨가 출연, 다다를 수 없는 불심(佛心)의 세계를 연극으로 표현해 준다.

또 22일과 23일에는 지난달 제16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극단 H·M·C의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연출 박현순)이 6월 전국연극제 출품을 앞두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연회를 갖는다.

시대의 아픔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한가족의 희생적인 사랑을 그린 '천하대장군···'은 "작품구조가 탄탄하고 연출력과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을 들은 작품이다.

극단 예전의 김태석대표는 "대구 연극 아직 살아있습니다. 직접 한번 확인해 보세요"라며 시민들에 '초대장'을 내민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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