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학계 사람들-영남대의료원 권굉보원장

최근 복강경에 의한 담낭절제수술 2천건 성공을 기록한 일반외과 전문의 권굉보(權宏保·58) 영남대의료원장은 "외과의사는 문무(文武)를 겸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처음 영남대병원에 왔을 땐 대장·항문·유방·혈관이식 등 모든 외과 수술을 담당했지만 이제 유능한 후배들이 많이 생겨 내시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수술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됐습니다"

경북대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70년 외과전문의가 된 권원장은 계명대동산의료원 근무를 거쳐 74년 도미(渡美), 소장과 대장질환 분야에서 명성을 갖고있는 마운트 시나이의대(뉴욕)에서 미국 외과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한 뒤 동 대학 교수와 부속병원 외과중환자실장을 지냈다.

영남대병원 개원을 앞둔 지난 83년1월 학교법인 영남학원으로부터 "재직동안 아파트(42평형)를 제공 하겠으니 영남대의대와 지역 의료발전을 위해 기여해 달라"는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들여 귀국한 권원장이 그동안 이룬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영남대병원 개원후 바로 고난도의 신장이식수술과 혈관수술에 성공한데 이어 90년대 들어서는 내시경에 의한 부신적출술·비장절제술·흉부교감신경절단술 등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내시경에 의한 대장절제술, 위암병기진단 등에서도 국내 최고 수준의 업적을 가진 권원장은 이제 내시경수술 분야의 권위자는 물론이고 외과학계의 거장으로 우뚝서게 됐다.

연거푸 두차례 의료원장에 당선되면서 병원경영가로 변신한 그 이지만 매주 한차례씩 진료와 수술을 맡아 전공의들에겐 폭넓은 지식을, 환자들에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의료계에서 "우리나라 외과발전과 지역의 외과의료 수준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있는 권원장은 "수술로 환자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외과의사는 끝 없는 연구를 통해 판단력과 창의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서 병원경영학을 전공한 뒤 계명대동산의료원 행정부원장을 지낸 김보은(71)씨의 사위이기도 한 그는 "아들이 하버드대를 졸업, 미국 월가의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지칭되는 '골드만 삭스'의 이사로 있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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