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관들의 월급은 기본급이 225만1천원 정도다. 공무원들의 보수체계가 크게 기본급에다 각종 수당이 반반비율로 구성돼 있으니 크게 봐도 400만원 정도로 알면 대충 맞을성 싶다.
이밖에 직무와 관련된 각종 업무추진비 등이 있지만 적어도 이 돈은 집에 갖고 갈 수 있는 돈은 아니니까 논외로 쳐야 한다. 살림을 해 본 도시의 중산층이라면 이 정도의 소득으로는 연중 50만원짜리 옷을 몇벌해 입기가 지난한 일이란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남편이 벌거 벗고 다니지 않고 자식들이 대학이든 고등학교든 다니지 않는다면 몰라도. 구속된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부인 이모씨가 '남편구명'로비를 벌이는 과정에서 장관부인들이 단골로 다니는 서울 강남의 고급의상실에서 집한채값인 1억5천만원어치의 옷을 사 간 사실이 사정당국에 의해 밝혀진 모양이다.
어느 일간지의 보도에는 이중엔 2천만원짜리와 3천만원짜리의 밍크코트도 있었다니 아무튼 세상은 요지경속이다. 강남의 한다 하는 의상실 치고 최소 100만원 이하의 옷은 상대도 않는다는 것은 상식아닌 상식.
서민중에서도 싱거운 서민이 시원찮은 월급액수에다 옷값을 나눠 '내 월급으로 두벌' 운운하지만 이건 아예 옷값에다 월급을 나눠봐야 계산이 되니 국민의 정부 장관도 가정사를 모르기는 이전 정부와 다를 게 없는 모양이다.
더욱 가관인 사실은 이 옷가게의 주인이 "장관들 부인들한테 제값을 받으면 장관들이 뒷돈을 챙겨야 하니까 나라가 망한다"며 옷값을 깎아 준다는 것.
내키지는 않는 말이지만 '잘 입은 거지가 잘 얻어 먹는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이른바 '품위'있는 옷을 입은 사모님이라야 상류사회에서 대접도 잘 받는 모양이지만 못 입는 보통 '여편네'들의 설 땅도 마련해줘야 지도층이 될 것 아닌가.
이래저래 나이만 들고 재간없는 남편들이 측은해진다. 힘이 생겨야 개혁도 할 것인데….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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