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시국회 파행 안팎

한나라당이 소집한 제 204회 임시국회는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이 불응하는 바람에 31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는 개회식도 갖지 못하고 파행으로 시작됐다.

박준규(朴浚圭)의장이 "최소한 2개 이상의 여야 정당이 합의하지 않은 임시국회의 사회는 볼 수 없다"며 이날 본회의 사회를 거부하는 바람에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고 두 여당 의원들이 모두 불참한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본회의장에서 즉석 의원총회를 열어 옷 로비 의혹 사건과 국민회의의 3·30 재·보선 50억원 사용 의혹 사건, 5·24개각 후유증 등을 집중 거론하면서 김태정법무장관의 사퇴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비판했다.

여당은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 소집은 '6·3재선거를 겨냥한 선거 전략의 일환'이라며 재선거가 끝날때 까지는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은 재선거 이후에는 임시국회에 응할 수 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대책 마련에 부심중이다.

여야의 비공식 총무 접촉도 이같이 상반된 여야 입장 때문에 불발됐다.

한나라당은 이번 송파갑 등 2곳의 재선거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여당을 임시국회로 끌어 들여 현 정권의 도덕성과 국정 난맥상을 집중 부각, 정치개혁협상 등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여야는 결국 김대통령 귀국후 가닥을 잡게 될 옷 사건 수습 방향과 6·3재선거 결과에 따라 임시국회의 의사일정 협의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김법무장관의 진퇴 여부 등에 따라 옷 의혹 사건의 파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파행으로 시작된 이번 임시국회의 전도를 쉽게 전망할 수는 없지만 옷 사건과 6·3재선거 결과, 정치개혁 협상 등이 맞물려 있는 임시국회는 여야 간의 격돌로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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