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편이 장관이면 부인도 장관?

옷뇌물을 둘러싸고 상류층 부인들의 부도덕성이 연일 치부를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고급 공무원·기업체 간부 등 남편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성되는 부인 모임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상당수 국회의원·공무원·기업체 간부의 부인들이 공적인 행사에 남편을 대신하여 참석, 우대받는 관행이 시회일각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모 음악회에서는 남편 대신 참석한 각 정당의 총재 부인들은 내빈으로 소개하고 모 여성계 인사는 소개 조차 않아 물의를 빚었다.

또 얼마전 대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는 정치인의 아내 등을 맨 앞줄에 앉힌 반면, 대구여협 회장이나 대구시의회 여성부회장 등 공적인 직함을 가진 여성들은 뒷줄에 앉혀 의전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지역여성계는 "공적인 행사에 기관 단체장이 참석할 수 없을 때는 같은 업무계통에 있는 아랫사람을 보내야하는데 공적인 행사를 마치 집안일처럼 처리하는 사회 분위기를 더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기업체 간부 부인들의 모임에 대한 빈축의 소리도 없지 않다. 모 기업체 부인 모임의 경우 출석까지 부르고, 조를 짜서 다음달 활동 내용을 정하고 있다.

대부분 봉사활동과 친목이 목적인 이런 모임의 경우 남편의 직장생활에 누를 끼칠까봐 할 수 없이 나가는 사람도 적지 않고, 아예 모임에 나가지 않는 아내의 경우 남편 출세를 포기했느냐는 뒷말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대구시내에도 기업체나 공무원 등의 간부부인회 모임이 여러개 있다.

대구효가대 남인숙교수는 "여성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공식 통로를 다양하게 마련, 남편 출세만 바라보며 사는 풍조를 없애나가야 '아내들의 뒷바라지 물의'를 줄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