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옷 로비 파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 김태정법무장관의 퇴진 문제 등과 맞물려 신, 구주류 간의 파워게임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옷 로비 파문이 내사 종결된지 3개월 만에 뒤늦게, 그것도 지난 24일의 개각 발표 시점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개각을 통해 동교동계 구주류 측은 특히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자신들 간의 가교역을 해 왔던 박지원 청와대공보수석이 물러난 데 강한 불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파문을 이의 연장선상에서 보는 시각이 상당수 있다.
즉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 신주류의 득세가 더욱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 구주류가 이번 파문에 편승,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파문 초기부터 구주류가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김장관 퇴진 등을 포함, 대대적인 수습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해 온 반면 신주류는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지난 28, 29일 연일 김실장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렸던 대책회의에서까지 야당의 공세에 밀릴 수 없다는 등 김장관 퇴진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증폭되는 등 파문이 계속 확산 양상을 보이자 김실장 등은 30일 몽골을 방문중인 김대통령에게 전화를 통해 김장관 퇴진 쪽으로 수습책을 건의하기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파문을 파워 게임 측면에서 보면 구주류가 일단 반격에 성공한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구주류 일각에선 김실장 동반 퇴진론까지 일고 있다. 검찰 항명 파동 등으로 도덕성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돼 온 김장관을 지난 개각 당시 잘못 추천한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등의 논리다. 물론 개각 등을 계기로 여권 내부의 역학 관계가 김실장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점에 대한 우려도 자리해 있다.
신, 구주류 파워게임과는 달리 검·경 갈등설을 제기하는 쪽도 있다. 경찰 수사권 독립문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경찰청 정보국장이 구속됨으로써 검찰과 경찰간의 대립이 첨예화돼 왔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옷 로비 사건을 흘렸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내사해 온 게 경찰청 산하 사직동팀이고 파문으로 김장관이 최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 등에서 엿볼 수 있다.
이와 관련, 한 공안관계자는 "사직동팀장인 최광식총경이 28일 한나라당 조사특위에 '김장관 부인 연정희씨가 최순영회장의 구속이 임박했다는 것을 외부에 발설했다'고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며 "최총경이 후에 '착오'였다고 해명했지만 그 정도 눈치도 없는 사람이겠느냐"고 '의도된 착오'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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