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자 사상·유교의 도 새롭게 해석

'공자는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 역설한 한 대학교수의 책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공자의 생애와 사상을 재조명하고 유교의 도를 옹호하는 책들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끈다.

동양문화연구소 서정기소장이 경서와 실록을 통해 공자의 생애와 사상을 조명한 '공자'(살림터 펴냄)를 펴냈고 원로철학자 김흥호(80)씨가 중국의 유학자 왕양명의 '전습록'을 국내 최초로 완역해 풀이한 '양명학 공부'(솔 펴냄)를 전집 첫 권으로 출간했다.

공자의 생애를 연대순으로 서술한 '공자'는 공자의 심정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춘추' 등 경서와 실록에 의거해 공자의 진면목을 부각시키고 있다. "천하가 인(仁)으로 돌아간다"고 설파한 성현 공자(孔子·BC 551~479). 지난 2천500여년간 동양정신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그는 3천명의 제자를 길렀다. 그중 현인이 72명이고, 철인도 10명이 나올 정도로 동양의 정신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딛고 학문적으로 크게 성장해가는 과정을 소설형식을 가미해 그려내고 있다. 또 제자를 모아 가르치고 춘추시대 정치 혼란을 비판하며 현실 정치에 관여하는 과정과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와 군주를 찾아 14년간 주유천하하는 모습, 끝내 좌절하고 노나라에 돌아와 고전 육경을 집필하다 죽기까지 파란만장한 공자의 일대기가 전개된다. '공자 바로 보기'로 읽히는 이 책에 대해 저자는 "공자, 나아가 유교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키고 공자의 참 모습과 유교사상을 바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목적으로 썼다"고 밝히고 있다.

'양명학 공부'는 중국의 대표적 유학자인 왕양명의 '전습록'(傳習錄)을 풀이한 2권으로 된 해설서다. 전습록은 왕양명의 어록과 제자 및 당대 사람들에게 준 편지를 모아놓은 것으로 상·중·하권과 전습부록으로 되어 있다. 저자 김흥호씨는 다석 유영모 선생의 제자로 이화여대, 감리교 신학대 등에서 종교철학을 가르친 원로 철학자.

공자와 맹자에 의해 전해진 유교의 도를 재정비한 사람이 주자라면 근대적으로 재해석한 인물은 바로 왕양명이다. 양명학의 핵심은 '마음이 곧 이치(心卽理)'라는 것으로 주자의 형식주의적 철학에서 탈피, 지행합일의 철학, 실천의 철학을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나친 주자 중심의 사유로 인해 양명학이 배척됐지만 일본의 경우 근대화를 실천철학인 양명학에서 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해설서는 고전에 담긴 사상을 오늘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실천적 사상으로 바꾸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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