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군 송종인씨 부부 둘이서 6만평 농사 '거뜬'

"농촌에서도 열심히만 하면 얼마든지 도시의 중산층처럼 잘살 수 있습니다"무작정 도시로 나가는 이농현상이 줄어들지 않는 추세속에 묵묵히 농촌을 지키며 쌀전업농으로 연간 5만8천여평(290마지기)의 농사를 짓는 영덕군 병곡면 송종인(53.군의원)씨 부부.

타고난 농사꾼인 그는 모내기가 한창인 요즘 하루 온종일 들판에서 산다.

송씨는 자신의 논 40마지기와 친척 논 50마지기, 다른 농민들의 논 200마지기를 위탁영농하고 있다. 보통 사람은 엄두도 못낼 면적. 이 일을 송씨는 부인 이인수(50)씨와 단 둘이 한다.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 가끔 도와주고 처남이 품앗이를 해주기는 하지만 급할 때를 제외하곤 거의 일손을 빌리지 않는다. 비결은 기계화 덕분.

밀짚모자를 덮어쓰고 이앙기에 올라앉으면 하루 20마지기의 모내기를 해치우는 송씨다. 지칠줄 모르던 40대때는 400~500마지기의 농사도 지었다.

송씨가 위탁영농하는 논을 썰고 모내기까지 해주며 받는 수입은 한마지기당 7만원, 가을걷이 3만원을 합하면 10만원선이다.

20대후반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한 송씨가 기계화 영농을 시작한 것은 15년전. 보유농기계만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 등 모두 1억원이 넘는다. 땅 한평을 물려받지 못한 그가 이처럼 대단위 경작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우직스러울 정도의 부지런함과 막힌데 없는 성격 때문이다.

그는 도시에서 직장을 잃은 친구들에게 시골에 내려와 농사 짓기를 권유한다. 농사를 지으면 도시생활보다 훨씬 보람있는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송씨는 "추수를 한 후 곳간에 쌀가마니를 가득 채울 때가 가장 보람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논이 없어 전가족이 보리밥으로 주식을 삼던 때가 엊그제 같단다.

그는 지난해말 보궐선거로 군의원 배지를 달았다. 의정활동 경험이 짧은 만큼 농사를 핑계로 소홀하다는 이야기를 듣기싫어 농정관련 의정활동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다.

그는 "집집마다 영농기계를 갖고 있는데도 서비스 인력이 부족해 수리를 못하고 영농차질을 빚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농기계 서비스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영덕.鄭相浩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