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우리에게 도덕은 무엇인가

참으로 딱하다. 한심하다는 쪽으로도 생각이 모아지지만 딱하다는게 적확(的確)한 표현일게다. '옷'에 걸려 낙마(落馬)할 지경에까지 몰린 장관의 처지도 그렇고 '사모님'들의 '맞대는 무릎'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고급 옷 로비 설'로 전.현직 공직자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던가.

◈상관 모시는 수사

더불어 수사를 담당한 검찰쪽의 수사진행 행태(行態)가 정도(正道)를 벗어났다는 질타를 받는다. 현직 법무부 장관 부인의 과잉보호는 "과연 권력이란 이런 지경에도 힘을 발휘하는 것이구나"하는 찬탄(?)도 금치 못한다.

장관 부인 대역(代役)까지 동원한 수사는 '상관 모시는 수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 대역이 김태정 법무부장관의 여동생으로 밝혀져 '다정한 시누이-올케'가 결과적으로 벌인 양동작전은 시선의 집중화도 성공한 셈이다. 이를 해명하는 서울지검의 간부검사의 입장도 참으로 딱한 처지인 것을 우리 모두 안다.

고급 옷 로비 의혹 사건은 김태정법무장관 유임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낌새다. 잘못이 없으면 책임을 물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는 이 문제가 김장관 퇴진.유임차원을 넘어섰다고 본다. 권력을 가진 층의 사생활(私生活)영위 방법도 그렇고 진실을 규명하려는 자세도 과거와 별로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그렇다.

그렇다. 우리는 한 두 가지는 명명백백하다고 본다. 마녀사냥식의 여론몰이는 절대 아니다.

◈법 이전의 책임

분명한 것은 고위 공직자 부인들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문제의 밍크코트를 왼쪽에 걸치기만 했다고 해도, 며칠후 되돌려 주었다는 사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시 검찰총장 아내의 몸가짐이 지금까지 나타난 수준정도여서는 수긍을 받지 못한다. 물건값을 대신 지불해주는 대납(代納)이 그 정도의 언어로도 이루어 질 수 있겠구나 하는 예측도 사회전반에 깔려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도 새롭다. 물론 이것은 현재 법무장관 부인의 실정법 위반여부와는 관계없이 하는 말이다.

특별하게도 공직자의 윤리에 벗어났다는 점도 부정 못한다. '부정한 일'의 근처, 의심받을 일도 하지 마라는 규범을 어겼다는 지적은 너무 당연하다. 아내가 하는 일, 그 관리(管理)는 고위 공직자일수록 책임도 크다. 법 이전의 책무다. 검찰수사 이전의 책임이라는 점을 우리는 공통의 인식으로 삼고 있다.

다같이 느끼는 인식은 '법 이전의 책임'에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유임.퇴진이건 간에 국민들의 여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과연 '김장관 퇴진 찬성 33%'라는 여론조사가 설득력과 함께 국민적인 합의를 이루어 낼 것인가? 부정쪽에 무게가 실린다. 떼밀기식 인사는 후환(後患)을 부른다지만 정확한 국민정서 파악은 국정운영의 기초라는 것도 명백하다.

◈민심 이반 그대로 두나

이 사건의 수습책 이후에도 큰 현안은 남는다는 게 현실파악이다. 수긍하지 못하는 민심의 이반(離反)은 그대로 둘 것인가 하는 우려다.

분명한 것은 실정법 차원이 아니라 상식 선에서 생각할 수 있어야하고 보편의 도덕에 맞는 것이면 국민들의 수긍을 이루어 낸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도덕은 무엇인가'라는 화두에도 집권층은 매달려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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