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설가 이미륵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대표작 '압록강은 흐른다'에 대한 본격적인 비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문학평론가 한용환(동국대 교수)씨는 계간 '한국문학평론' 여름호에 실은 '압록강은 흐른다'론을 통해 이미륵(1899~1950)의 작품 세계에 대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평가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독일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그 문학성을 인정받고 있는 '압록강은 흐른다'는 이제까지 교양소설 혹은 자전소설로 분류되어온 작품. 하지만 한씨는 " 이 작품이 소설의 장르적 규범을 충족시키는 작품이라기 보다 산문으로 진술된 이야기" 라고 평가했다.
작가가 독자들의 적극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떠한 서술적 장치나 기법을 도입하지 않았고, 기법의 소박성과 단순성은 본격 소설로서의 성격에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는 것.
한씨는 그의 또 다른 작품인 중편소설 '무던이'와 비교해 '압록강은 흐른다'를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있다.
'무던이'는 그의 타계 2년후인 52년 '아틀란티스'지에 발표돼 주목을 끈 유고작품. 한씨는 이 작품을 장르적 성격이 비교적 분명한 텍스트로 보았다.
무르익은 서사적 기량 등에서 '무던이'가 허구화된 산문 이야기라는, 소설의 보편적이고도 본질적인 장르 규범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압록강은 흐른다'는 '무던이'에서 보여준 탄력있고 긴박한 이야기꾼의 솜씨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는 것.
장르 구분이야 어떻든 '압록강은 흐른다'가 독일 독자와 달리 국내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읽히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한씨는 " 원전이 심하게 손상되고 왜곡된 번역상의 문제점과 텍스트 내부의 문제가 그 원인" 이라고 손꼽았다.
또 이미륵에 대한 정보와 평가가 주로 저널리즘과 독일 유학경험자들에 의해 국내에 유입되고 소개되어온 탓에 지나치게 신화화된 측면이 있다는 것. 이같은 정보는 작품에 대한 엄밀한 분석에 토대를 둔 것이기보다 외국의 평가와 반응을 피동적으로 수용하고, 유입과정에서 우상화된 측면이 강하다는게 한씨의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한씨는 " 재외 한국인 작가에 대한 연구는 개별 작품들을 대상으로한 객관적인 분석과 평가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며 " 이미륵에 대한 연구 또한 이같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고 말했다.
〈徐琮澈기자〉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