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이혼으로 10대 초반에 집을 뛰쳐나온 민수(20.가명). 그는 폭력, 절도 등으로 경찰서를 드나들고 소년원 신세까지 졌으나 지난 95년 온누리 교회를 찾으면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됐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착실한 학생으로 변모해 갔고 노래를 잘하는 소질을 살려 지금은 의젓한 음대 1년생으로 탈바꿈했다.
온누리 교회에는 민수와 같이 힘들거나 어두운 과거를 지닌 30여명이 공동체 생활을 하며 재기를 꿈꾼다. 김영준(52)목사와 부인 최명희(52)씨의 따스한 손길이 이들의 재기에는 큰 힘이 되고 있다.
범죄의 구렁텅이에 빠져 어두운 10대를 보낸 경험을 안고 있는 김목사는 힘들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지난 89년 본리동 한 셋방에 온누리 교회를 세우고 95년 대구시 달서구 장기동에 본격적인 터를 잡았다. 이곳에는 고아원을 뛰쳐나왔거나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10대를 비롯해 지체 부자유자, 알콜중독자, 정신박약자 등 사회에서 소외받은 이들이 서로를 감싸며 생활하고 있다.
오전 6시30분 명상시간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들은 학교 수업후 테니스장으로, 미술 학원과 피아노 학원으로,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울타리내 허름한 축구장으로 발길을 향한다. 성악가가 꿈인 고교1년생 재현이는 음대에 진학한 민수군에게 노래를 배우고, 음악 연주에 관심있는 아이들은 김 목사의 아내 최씨가 운영하는 피아노학원에서 레슨을 받는 등 서로 가르침을 주고 받으며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정열을 쏟는다.
김목사 부부를 비롯해 이곳 청소년들을 위한 상담원은 6명. 특히 정림(30).이림(25).필림(24)씨 세 자매는 온누리 교회에서 7~10년 동안 생활하다 계명대 대학원 상담과정을 1년간 수료한 뒤 이젠 어엿한 보호자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는 온누리 교회 가족들에게 더없이 즐거운 해. 고아 출신 미옥(가명.19.여)양과 경희(22.여)양이 사회복지학 전공을 꿈꾸며 대학에 진학했고,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는 민수군과 영화(22)양도 각각 음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김목사는 "비행 청소년을 교화.선도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한마음이 돼 같이 생활하고 같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이들을 체계적으로 보듬을 공간인 '비행청소년센터'를 건립하는게 꿈"이라고 말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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