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진위 출범…영화계 갈등 '수면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출범 초부터 발족을 둘러싼 신-구 영화계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영진위는 기존 영화진흥공사(영진공)가 폐지하고 민간 행정위원회 성격으로 지난달 28일 출범한 영화 민간기구. 1일 한국영화인협회(영협·이사장 김지미)는 기자회견을 갖고 영진위 위원 선임과 발족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문화관광부에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협의 주장 요지는 △10인의 위원이 아닌 7명으로 구성한 것은 위법이며 △선임된 인사들의 전문성이 결여됐다는 것이다.

지난 28일 영진위 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는 전체 10명중 3명이 빠진 7명만이 참석했다. 불참인사는 김지미 영협이사장과 윤일봉 옛 영진공 사장, 임권택감독. 임감독은 '춘향뎐' 촬영으로 인해 사전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김이사장과 윤 전사장은 선임에 동의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 영화계의 원로급을 대변해온 영협은 한국 영화계의 개혁 문제에 있어 젊은 영화인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사태'도 향후 한국 영화정책의 막강한 힘을 행사할 영진위가 개혁측의 힘을 얻자 영협이 반발하고 나선것이다. 영협은 위원장에 신세길 전삼성물산 구주그룹 대표이사가 선임된 것을 두고 "기업 논리에 입각한 경영인이지 예술적 논리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고 성토했다. 또 문성근 부위원장을 겨냥한 듯 "어린애들이 나와서 문제다… 문씨는 이제 한창 공부해야할 10년차 배우다" 라고 공격했다.

1일 기자회견에서의 영화계 원로의 '원색적인 발언'에는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섭섭함과 함께 자신들을 인정해 주지 않는 젊은 영화인들에 대한 적개심등이 뒤섞여 표출된 것으로 보여진다.

영협은 "앞으로 영진위 활동에 일체 협조를 거부하겠다" 는 초강경 자세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화인들은 27년만에 민간위주의 영화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자칫 영화인들의 내분으로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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