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정국이 예고되고 있다. 6.3 재선거 압승으로 득의만만한 한나라당은 5일 청와대에서 예정된 3부 요인 초청 외국순방 설명회에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참석하지 않기로 하는 등 대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위기의식을 느낀 여권 내부에서는 "이대로 밀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강해 향후 정국은 일촉즉발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총재가 국회로 복귀, 당내 갈등을 추스릴 수 있게 됐으나 공동 여권은 재선 패배의 책임을 서로 전가하는 양상마저 보여 여.야 및 여.여간 공방전이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일본을 방문중인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내각제 개헌을 주장하며 여권을 압박하는 등 정국 혼전을 예고하는 단초가 쌓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6.3 재선거 승리엔 최근 정부의 정국운영을 우려하는 민심이 일익을 했다고 보고 "김태정법무부장관이 퇴진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전국 지구당에 '김장관 퇴진, 옷 사건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건 한나라당은 4일 포항에서 열리는 국정평가대회를 통해 옷 사건 처리의 부당성을 성토하는 한편 내주 임시국회가 열리면 여권을 압박할 방침이다. 특별검사제 임명, 국정조사권 발동, 사직동팀 해체 등을 요구하는 한나라당은 사건 처리에 있어 정부.여당의 변화가 있을때까지 부당성을 공격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향후 정치개혁 협상에서도 여권이 중선거구제를 비롯한 여측 입장만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 선거구제 등을 둘러싼 당 내 갈등과 분열 양상도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당 내 수도권 의원들에게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했던 'DJP 연합공천'의 위력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이들의 동요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 운영을 둘러싼 이총재와 비주류간의 갈등도 일단 수면하로 내려 갈 전망이다.
선거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자민련의 사정도 정국 혼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의원들이 "민심을 읽지 못한 옷 사건 처리때문에 참패했다"고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국민회의와의 공조에만 매달리다가는 자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박태준(朴泰俊)총재 측에서는 충청권 의원의 비협조도 선거 패배를 불러온 한 원인으로 보고 있어 향후 당의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결과에 망연자실한 국민회의 내부에서는 김장관의 자진 사퇴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야당의 공세에 밀리다가는 향후 정국 운영은 물론 내년 총선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옷 사건으로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책 및 제도마련이 시급한 한편 야당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는 강경론이 대두되고 있다.
〈徐泳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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