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논술 대결을 벌인 경북고와 경북여고에는 지난달 24일 문제가 주어졌고 교내 예심을 거친 작품을 모아 지난달 31일 본심을 했다. 여기에는 경북고와 경북여고에서 3학년 국어과를 담당하는 박만대, 강길태 선생님과 문제를 출제한 일신학원 윤일현 진학실장이 참가했다. 열띤 토론을 거친 끝에 학교별로 최우수작 1편과 우수작 3편이 결정됐다. 다음은 평가 및 토론 내용.
▨출제의도와 논제는
△윤=인간존중의 원칙은 현실에서 종종 적용되지 않는다. 제시문에서는 바로 이러한 모습과 관련해서 그 원인과 해결방안에 대해 깊이있는 사색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다. 이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주인공이 문제삼고 있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측면에서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하면서 사회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출제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염두에 두면서 논의를 전개할 경우 문제의 주제를 개인 윤리와 사회 윤리의 틀에서 다룰 수 있다는 점에도 생각이 미치게 될 것이다.
▨채점기준은
△박=제시문의 내용을 얼마나 확실히 이해하고 논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느냐가 중요하다. 톨스토이의 '부활'을 읽어본 학생도 많겠지만 제시문에 대한 이해의 수준은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제시문에서 주인공은 문제의 원인을 사회적인 측면에서 찾았음에도 해결방안은 개인적인 측면에서 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음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논의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사회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설득력을 더 가질 수 있다.
아울러 논술 채점에서는 답안의 논리적인 구상과 전체 문장의 짜임새를 평가한다. 어떤 논점을 내세우고 어떤 주장을 전개하느냐에도 관심을 두기 때문에 자기 나름의 논리를 가진 창의적인 주장에 좋은 점수를 주게 된다.
△강=논술 채점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검토되는 것은 얼마나 정확하게 지시사항을 따르고 있느냐는 점이다. 지정된 분량에 미달하거나 초과하는 경우는 일정 점수를 감점한다. 원고지 사용법과 맞춤법, 어법에 어긋나는 어휘와 문장을 쓴 경우 등에 대해서도 대개 1~3점 감점한다.
▨남녀 학교를 바꾸어서 심사했는데 특이점은
△박=여학생들은 논지파악 측면에서는 남학생보다 낫지만 논리가 다소 떨어지고 배경지식이 부족한 편이다. 이번 작품들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보였다. 이은령양 작품의 경우 논지 파악, 단락구분 등에서 돋보이긴 하나 결론 부분이 단조롭고 설득력이 다소 약한 점이 흠이다. 학기초라 미흡한 점이 많이 보였지만 아직 시간이 많으므로 가능성은 충분하다.
△강=남학생들은 평균적으로 독서량이 많기 때문에 논의의 폭이 넓다. 반면 여학생들에 비해 세부적인 묘사에서 뒤진다. 한대웅군의 작품은 논리적 구성이 잘 돼 있고 출제자의 의도를 비교적 잘 짚은 것으로 보인다.
△윤=숲과 나무로 비교한다면 숲을 그리는 쪽은 남학생이, 나무를 그리는 쪽은 여학생이 낫다고 할 수 있다. 두 학교 학생들의 글에서도 드러난다. 여학생은 부분보다 전체를 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남학생들은 전체만 살피다 보니 논제에서 벗어나는 억지 논리가 자주 보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논술은 어떻게 준비하나
△강=고3도 아직 논술고사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으므로 폭넓게 읽고 많이 써 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은 기본기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어떻게 자기 주장을 일관되게 펴고 다른 사람에게 내용을 납득시킬 것이냐는 큰 틀에서 준비하면 될 것이다.
△박=좋은 글, 당선작 등을 읽어보고 나라면 어떻게 쓸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 2학년은 평소에 이런 글을 자주 읽고, 모작도 해보고 하면 실력이 쉽게 늘 것이다. 논술고사에서는 서론 본론 결론의 틀 못지 않게 얼마나 독창적인 주제를 잡아내느냐 하는 창의성에도 비중을 둔다. 배경지식을 충분히 쌓고 실전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정확한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대비해야 한다.
△윤=1학기중에는 논술보다 수능시험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단 과목별로 열심히 하는 일은 논술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각 교과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좋은 논술의 토대가 된다. 틈나는대로 많은 글을 읽고 신문 사설 등을 통해 시사문제와 연관시켜 보는 연습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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