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중인 광고에서 "남들 앞에서는 손도 못잡지만 언제나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 알지?"라는 대사를 들은 적이 있다.
우린 어쩌면 가장 가까운 사이가 돼야 할 배우자에 대해 서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표현하지 않더라도 내 맘을 이해할거야'라든가, 아니면 '내 사람이니까 조금은 서운하게 해도 이해할거야'라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중년부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거나 상담을 하다보면 "아이들을 다 키우고 나니 같이 있을 때 보다 할 말이 없어요", "저녁에 같이 있을 때는 서로 어색해서 TV만 보고 있어요", "같이 걸어도 서로 모르는 남처럼 떨어져서 걸어요"라는 푸념들을 자주 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유교적 전통이 은근한 사랑을 강요해 왔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생겼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자녀들이 성장하여 우리 곁을 떠난 중년 이후에 부부간에 서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모습으로 외출할까 라는 생각을 해보면 이러한 현상들이 결코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열심히 사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은 "자녀교육과 안락한 노후생활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안락한 노후생활이 돈만으로 해결될까? 자녀들이 모두 떠난 후 텅 빈 집에서 둘이서만 생활해야 할 배우자간에 그저 부부니까 라는 심정으로 무미건조하게 산다고 생각해 보라. 끔찍하지 않은가?
한번도 해보지 않다가 한번 해보자 마음만 먹는다고 중년 이후에 갑작스레 서로가 오랜 친구처럼 원만하게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 자녀들이 성장하여 제각기 자신들의 가정을 이루어 부부만 남게 될 그 날을 위해 젊은 시절부터 연습을 해야 되지 않을까 ?
천천히, 지금부터라도 연습해 보자.
자기 부인, 자기 남편과 손잡고 걷는데 나무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같이 손 잡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외식도 하고,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이라도 서로 의견을 나누고,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장미꽃이라도 한 송이 줄 수 있는 연습을 지금부터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김천과학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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