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의 푸르름도 짙어만 가는 신록의 계절과 함께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고 있다.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어 분주함속에서 얼마전 전몰군경 유족인 팔순이 넘은 할머니댁을 방문하게 되었다. 6.25전쟁때 장남을 잃은데 이어 6.25가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차남마저 군에서 순직한 할머니의 남다른 한 많은 삶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세월이었을 것이나 여전히 정정한 모습으로 주름 가득한 얼굴에 머금은 슬픈 웃음이 더욱 송구스러울 따름이었다.
우리 민족은 5천년의 역사속에서 922번의 외침을 받는 등 수많은 역사의 고비를 넘어왔다. 그 고비마다 어려움에 처한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하여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아낌없이 희생하신 수많은 분들과 우리는 아픈 역사를 잊고 있었지만 할머니처럼 그 희생의 고통을 짊어지고 여생을 보내시는 분들이 아직도 주위에 많이 계신다.
'보훈'이란 무엇인가. 자신의 몸을 던져 부모형제와 이웃 그리고 조국을 빛낸 분들의 영광을 국민의 이름으로 더욱 높이고 그 은혜에 보답하는 일을 전국민과 함께 국가가 하는 것이 보훈이다. 또한 우리 모두가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한 민족정기를 이어받고 더욱 충실하게 하여 그 뜻을 생활속에서 실천해 나갈 때에 올바른 보훈이 될 수 있다. 바로 함께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경제논리에 치중하여 나라와 민족을 위한 고귀한 희생뒤에 자리잡고 있던 우리 민족의 바른정신인 민족정기의 계승을 등한시하여 또 한번의 위기를 맞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올해 호국.보훈의 달 6월, 우리의 해이해진 보훈의식을 생활속에 실천하여 올바른 국민정신을 재정립할 때가 아닌가 한다.
과거를 잊고 기억하지 않는 민족은 미래 역시 준비할 수 없다. 역사의 아픈 교훈을 거울삼아 우리의 역량을 키울 때 지금의 위기는 쉽게 극복될 수 있으며 선진 한국으로의 도약의 꿈은 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김 형 길〈대구지방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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