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이나 바네사 메이가 연주하는 일렉트릭 바이올린 소리는 이제 낯설지 않다. 공명통 대신 전기와 이펙터(전자악기의 효과음을 만들어내는 장치), 앰프가 빚어내는 클래식음악. 디지털 사운드가 갖는 차가움과 단속(斷續)적인 느낌에도 불구하고 거의 무한대로 변화무쌍한 사운드를 가능케하는 일렉트릭 악기는 이미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아니, '일렉트릭'이란 접두사가 갖는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거부하기엔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일렉트릭 바이올린, 일렉트릭 첼로, 일렉트릭 비올라, 일렉트릭 콘트라베이스, 온통 일렉트릭 현악기가 무대를 '점거'하는 이색 연주회가 오는 7월8일 경북대 대강당에서 열린다. 스트라우스 일렉트릭 앙상블(지휘 전대호)이 공연하는 '소년소녀 가장돕기 자선음악회'. 창원실내합주단 등이 일렉트릭 바이올린과 첼로를 이용한 해외공연을 펼친 적이 있지만 모든 현악기를 전기악기화한 공연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이날 무대에서 선보일 '낯선' 악기들은 모두 국내업체가 개발해낸 국산품들. 악기개발자인 유재업씨는 "미국·일본·이탈리아 등 기존 외국업체들이 생산해 온 전기악기의 단점을 보완, 보다 다이나믹하고 풍부한 소리를 만들어내려 했다"며 "특히 이펙터를 이용해 서양 악기뿐만 아니라 가야금·아쟁·피리소리까지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렉트릭 바이올린을 이용한 국악연주로 국내보다 국외에서 이미 명성을 얻고 있는 윤상철 한국음악트리오가 이날 출연, 바이올린으로 아쟁을 켜는 '기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 솔리스트 유진박은 '타이타닉', '이집트 왕자' 등 친숙한 영화음악을 메들리로 연주할 계획.
6대의 바이올린, 비올라 2대, 첼로 3대, 콘트라베이스 1대로 구성된 스트라우스 일렉트릭 앙상블은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제1번, 바흐의 '쟈클린의 눈물', 바로크에서 낭만파에 이르는 클래식 메들리를 연주한다. 공연 수익금은 전액 소년소녀가장 돕기 기금으로 기탁될 예정. 문의 053)421-7880.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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