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각장애도 넘었는데 돈 때문에

청각장애의 어려움을 딛고 국내 공기소총의 명사수(名射手)로 혜성처럼 나타난 사격꿈나무 최수근(17.대구공고2년). 시드니올림픽꿈을 키워가는 수근이의 요즘 하루하루는 즐겁다. 꿈에도 그리던 국제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수근이는 최근 올림픽 출전의 첫 관문인 국제사격연맹(ISSF)의 공인기록(MQS)획득을 위해 미국 애틀랜타 월드컵대회(27~7.7) 출전권을 어렵게 따냈다.

대한사격연맹이 지난 달 수근이 세계신기록(598점)에 불과 5점 뒤처지는 기록을 내고 개인연습에서는 최고 595점(600점 만점)까지 쏘는 발군의 기량을 보이자 이례적으로 월드컵대회 출전을 허용한 것. 그렇지만 경비부담은 수근이 몫으로 돌렸다.

상비군이 아닌 개인자격으로 출전해야 하는 점을 들어 도핑테스트비용, 사대(射臺)사용료, 항공료 등 500만원정도의 비용을 수근이가 물도록 했다. 듣지 못하는 수근이를 동행해야 하는 이코치의 비용은 물론 제외하고다.

대구 효목동에서 전세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수근이의 부모(최태용.허정분)는 몇달째 월세조차 못내 전세 보증금을 까먹고 있는 형편에서 그 비용은 막막하기만 하다는 것이다. 궁리끝에 식당을 내놓으려 하지만 세입자도 마땅찮고 주위에 돈 빌리기도 쉽지 않다.

최씨부부는 "아들의 올림픽출전 꿈을 키워주고 싶다"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으며, 박감독과 이코치도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수근이가 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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