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학교 급식도 전염병 피해자

학교급식은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위생적이고 합리적인 조리를 통해 영양적으로 균형잡힌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급식은 대량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부담을 가지고 있어 급식을 담당하고 있는 영양사들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조리실 및 조리종사자에 대한 청결은 생명처럼 여기고 있다.

어느해 보다 이상고온이 지속됨에 따라 식당이나 단체 급식을 하는 곳, 또는 개인으로도 크고 작은 식중독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식중독이라 함은 식품 자체에 불량으로 인한 독, 조리과정에서 증폭되거나 변질되어 생기는 독, 조리원의 화농성 질환자의 접촉에 의한 독 등이 있으나 그 어떤 원인으로도 일반인의 눈으로는 100% 감별이 불가능하므로 예방이 최우선일 것이다.

식중독의 종류는 세균성 식중독과 식품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자연독과 농약 및 첨가물에 의한 식중독이 있다.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는 세균성 이질은 식중독균이 아니라 전염병균으로서 식품이나 사람에게서 저절로 생겨날 수는 결코 없으며 단지 전염될 수 있는 장티푸스, 콜레라와 같이 법정 1종 전염병이다.

전염병과 식중독의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환자가 발생하면 정확한 역학조사도 없이 TV방송, 신문을 통하여 식중독으로 보도되고 있다. 국민의 건강 증진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에서 정확한 근거자료 제시도 없이 학교급식이 마치 전염병 확산의 근원지인양 표현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며, 책임 회피라고 판단된다.

세균성 이질은 자체가 분변에서 자라며 물을 통해 전파되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세균이나, 가열하거나 산성이나 염도가 강한 곳에서는 생육이 불가능하다.

조리실은 생명처럼 여기는 청결관리를 아무리 잘해도 보이지 않는 전염병을 막아낼 수는 없으며 전염병이 식품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 보건 당국의 관리 소홀로 균이 상주해 있다가 급식을 통해 확산 될 여지는 있는 것이다.

이런 전염병균이 학교급식에 감염되어 많은 학생들이 고통을 당했다면 학교급식은 상당한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식품검수에 최선을 다하고 조리과정에 철저한 감독이 이루어졌더라도 보통의 사람이라면 보이지 않는 균에 대해 확인하고 제거할 수는 더더욱 없다.

단지 식단을 짜고 음식을 조리했다고 해서 사람의 능력 밖의 일에 대한 책임 특히 원인처를 알 수 없는 전염병균까지 책임질 수는 없다. 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우리들의 음식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음식이 원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상고온으로 증식력이 더욱 강력해진 세균들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국민들에게 떠다니는 균을 먹으라는 것이고, 애매한 학교급식에 책임전가를 한다고 전염병균이 완전히 소멸될리는 만무할 것이다.

원인을 찾아 박멸해야 하고 환경오염에 무력하게 노출되어 있는 우리들은 위생적인 생활이 습관화 되어야 하며, 환경을 아끼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채명재 경북 경산부림초교 영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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