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위상 추락, 바닥이 어딘가. 올들어 대전 법조비리, 항명 파동, 고급 옷로비 의혹사건에 이어 진형구 대검 공안부장의 ' 조폐공사 파업 유도' 발언 파문으로 김태정 법무장관이 취임 16일만에 전격 경질되는등 잇따른 초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검찰이 초유의 충격에 휩쌓이고 있다.
대구고.지검 검사들은 8일 진형구 대검공안부장 발언 파문과 장관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큰 충격을 받은 듯 일손을 놓은채 망연자실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검사들은 기자들의 물음에 " 참담하다" " 할말 없다" 는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한 검사는 " 옷을 벗고 싶다" 며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데 대한 자괴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불법 노동운동에 대한 공권력의 총지휘자 격인 대검 공안부장의 입에서 ' 검찰이 파업을 유도했다' 는 취중 발언이 나온데 대해 "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검찰 수뇌부에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감을 느낀다" 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이번 사태가 IMF사태 여파와 구조조정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노동계를 정면으로 자극했다는 점에서 연쇄파업 등 향후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산될까 우려했다.
한 간부검사는 " 정부가 대검공안부장의 발언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지휘감독책임을 물어 법무장관을 해임하는 등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믿어줄 국민은 별로 없을 것" 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김준곤 변호사는 " 대검공안부장의 말대로라면 검찰이 공작정치를 했다는 것인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며 " 향후 검찰이 부정부패 사범에 대한 사정작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고급옷 로비 의혹 사건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가 있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 파업유도' 발언으로 김태정(金泰政)장관이 취임 15일만에 전격 경질된 8일 법무부 과천청사는 망연자실한 표정 일색이었다.
고가옷 로비 의혹사건의 여파로 한동안 어수선하던 분위기가 겨우 안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검찰 인사와 함께 본격적인 사정작업의 착수를 예상하던 직원들은 " 어떻게 이런 일이…"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장관 경질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이날 오후 3시 법무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경원차관 퇴임식은 최차관이 옷을 벗는데 그치지 않고 장관의 경질사실까지 겹쳐 내내 침통한 분위기였다.
사무관급 이상 직원 1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임식에 김장관은 참석하지 않았으나 직원들은 고개를 떨군채 시선을 제대로 두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 장관의 사퇴를 몰고 온 장본인인 진 전공안부장은 이날 오후 사표를 제출한후 공안부 검사와 직원들을 일일이 불러 그간의 노고를 치하한뒤 대검 청사를 떠났다.
진 전 부장은 초췌한 표정으로 " 인생에는 파고가 있는 게 아니냐" 며 애써 자위하기도 했다.
그는 " 경질된 김 장관과 통화를 했냐" 는 기자의 질문에 " 하지 않았다" 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날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 2층 대회의실은 차관에 이은 장관의 이임식과 신임 장관의 취임식 등 이.취임 행사가 이어지면서 90분 간격으로 행사 안내판을 계속 바꿔 다는 등 분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직에 남을 것으로 예상됐다 인사태풍에 휘말려 사시 8회 동기들과 동반퇴진한 최경원차관의 퇴임식이 오후 3시에 열린데 이어 오후 4시30분에는 김태정장관의 이임식이, 오후 6시에는 김정길 신임장관의 취임식이 각각 열렸다.
한편 장관 이임식과 취임식에 참석한 간부직원들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가 불과 1시간여만에 환영 일색의 들뜬 분위기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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