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무용제 올핸 '엉거주춤'

올해로 9회째를 맞는 '대구무용제'가 전국규모 무용경연대회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는 것은 물론, 대구지역 무용인들로부터도 외면받고 있어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다.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열리는 대구무용제 경쟁부문에는 부산발레연구회(부산대학), 자.미.수.현 무용단(우석대학), 김용철 섶- 무용단 등 단 3팀이 참가해 대상.안무상.연기상(2팀).미술상.음악상을 나눠 갖게 된다. 게다가 현대무용.한국창작무용.발레 등 각 부문별 무용단이 함께 참가해 경쟁해 오던 이전 대회와는 달리 올해는 현대무용부문 출전자가 아예 없어 구색 맞추기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다.

대구무용제는 지난 91년 지역 무용인의 잔치로 출발, 2회부터 참가대상을 무리하게 전국으로 확대한 결과 현재와 같은 형식적인 전국대회로 전락했다. 한국무용협회 대구지회(지회장 김정림)에 따르면 지난 4월 대구무용제 예선을 위해 전국의 대학 및 개인무용단에 안내문을 발송했으나 고작 6팀(대구는 1팀)만이 비디오 심사에 응했다는 것.

지역 무용인들은 대구시 예산으로 치러지는 대구무용제가 외지 무용가들을 위한 지원금과 상금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현대무용가는 "현재 대구무용제는 전국의 무용제도 아니고 대구의 무용제도 아니다"며 "대구음악제처럼 지역 음악인들의 축제로 만들든가 아니면 지역 극단간의 경쟁무대인 대구연극제처럼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무용 관계자들은 대구무용제가 대구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용협회의 무리한 운영방식에 대한 지역 무용계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협회 한 관계자조차 "대구무용제 일정을 최근에야 다른 경로를 통해 알게 됐다"며 "현 무용협회는 몇몇 사람이 독선적으로 이끌고 있어 무용계 인사들이 협회 행사에 냉소적"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정림 지회장은 "올해부터는 대구무용제에 출전한 대구출신 무용단을 전국무용제(10월 강릉에서 개최)에 내보내지 않고 별도의 예선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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