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연평도 해상의 영해침범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 5일 남측 전투함선 3척이 먼저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는 북측 주장이지만 우리측이 이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하지 않아 의문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북한 중앙방송은 지난 6일 "어제 (남측이) 강령군 쌍교리 동남쪽 우리측 영해 깊이 전투함선을 불법 침입시키는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면서 "소연평도에서 우리 어선들의 움직임을 살피던 괴뢰 전투함선 3척이 적대행위를 감행할 불순한기도 밑에 해상경계선을 넘어 전속력으로 북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어 "조선인민군 해군경비정이 현지 해상수역으로 출동하자 적 함선들은 황급히 남쪽으로 도주했다"고 주장하고 "백주에 공공연히 감행된 이같은 군사적 도발행위는 조선반도의 정세를 인위적으로 긴장시켜 북남대결을 극한 상황으로몰아가기 위한 계획적인 도발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이 보도에서 '강령군 쌍교리 동남쪽 해역'이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연평도부근 해역이며 '해상경계선'이란 우리측이 말하는 '북방한계선'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남측 전투함선이 지난 5일 북방한계선을 넘어 전속력으로 북상하다 북한해군 경비정이 출동하자 남쪽으로 다시 복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이후에도 10일자 노동신문 논평 등을 통해 "5일에 이어 7일과 8일 또 다시 우리측 영해 깊이 전투함선을 침입시켰다"고 연일 남측의 '영해침범'을 문제시하고 있다.
노동신문 논평은 이같은 적대행위에 대응해 북한 해군 경비정들이 기동하고 해안포병들이 사격태세를 취하자 남측 함선이 되돌아갔다면서 당시 "이 수역에서 쌍방간 무장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긴박한 사태가 조성됐었다"고 말해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생각보다도 훨씬 심각한 긴장상태가 빚어졌을 가능성을 짐작케 했다.
우리측은 문제의 발단이 됐던 북측의 '지난 5일 영해침범' 주장에 대해 분명한 입장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일 국방부 관계자는 '5일 남측 함선이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는 중앙방송의 첫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합동참모본부 상황실에서 관련부대에 사실확인 요청을 한 결과 '그런 일은 없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대답했다.
북한은 6일 첫보도에 이어 7일에도 잇따라 '계획적인 도발책동'을 비난했으나 이번 사태처리의 주체인 합동참모본부는 북측 주장의 진위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다가 8일 북한 경비정이 우리측 영해를 침범했다고만 불쑥 발표했다.
이후의 합참측 발표에서도 문제의 발단이 됐던 '5일 사건'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이 8일 이후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이 허위 주장을 하든 그렇지 않든 간에 합참은 우선 북측의 '5일 영해침범'주장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는 연일 '계획적인 도발책동'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마치 아무런 일도 없는 것처럼 그냥 지나친다면 자칫 남북간 불신만을 조장하는 좋지 않을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도 없이 북측 도발사실만을 전달하고 있는 우리측 태도가 또 한 차례 '반북(反北)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